무대 앞에서 멈추지 않았다
합창부에 들어간 지 일주일이 지났다.
처음 음악실 문 앞에 서서 망설이던 날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 문을 지나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수업이 끝나면 가방을 챙겨 음악실로 향했고, 자기 자리에 서서 악보를 펼치는 손도 점점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음을 따라가는 것도 벅찼다.
소리가 어디에 놓여야 하는지 몰라 목에 힘만 들어가던 날도 있었다.
“숨 맞춰.”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이 동시에 숨을 들이마셨다.
현숙도 따라 했다.
“소리 밀지 말고, 모아.”
피아노 소리가 흐르고, 목소리가 하나씩 얹혔다.
그 안에서 현숙의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섞였다.
혼자 부르던 소리가 아니라, 누군가의 소리에 기대고 누군가의 소리를 받쳐주는 소리.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안에 서 있는 게 이상하게 편해졌다.
연습이 끝나면 가연과 지수가 늘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뭐 했어?”
“화음 맞췄어.”
가연이 웃었다.
“진짜 합창부 같다 이제.”
지수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우리 가수님.”
현숙은 작게 웃었다.
예전처럼 고개를 숙이지는 않았다.
셋은 자연스럽게 분식집으로 향했다.
떡볶이에서 김이 올라오고, 순대와 김말이가 접시에 놓였다. 좁은 테이블 위에 세 사람이 몸을 기울여 앉았다.
“근데 너 진짜 긴장 안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
지수의 말에 현숙이 고개를 저었다.
“긴장해.”
“티 안 나.”
가연이 바로 말했다.
“완전 여유 있어 보이던데.”
지수가 덧붙였다.
“축제 때 진짜 터질 거 같아.”
현숙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 말이 싫지 않았다.
학교가 끝나면 병원으로 향했다.
병실 문을 열기 전, 항상 잠깐 숨을 고르게 됐다. 그래도 문을 여는 일은 점점 덜 무서워졌다.
“엄마.”
엄마의 눈이 천천히 움직였다.
현숙을 찾는 눈이었다.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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