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마지막 3분,

모든 것은 이 마지막 3분이다.

by 해내내

코첼라에서 13곡을 라이브로 소화하더니, 멧갈라에서 완벽한 샤넬 착장으로 투런 홈런을 기록한 제니. 현재 모든 장르의 주인공인 제니가 유퀴즈에 나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엄마에게 머리숱을 풍성하게 하려면 머리를 끝까지 말려야 한다고 교육받았다고 한다.

마지막 3분_2.png 머리는 무조건 말려야 한다. -제니 맘-


태생이 얇은 머리숱과 적은 모발, 그리고 광활한 이마를 가진 나도 팔랑거릴만한 정보였다. 이제 40대에 접어는 나는 괜찮은데, 내 모발을 똑 닮은 딸에게 머릿속까지 말리기를 실천하기로 했다. 막상 해보니, 머리를 끝까지 말리는 게 쉽지 않다. 마지막 3분, 이 3분이 어렵다.


다 말린 것 같은데 보송보송함은 아직이고, 드라이의 따수운 바람으로 생긴 땀인지 물인지 구별이 안 가는 정도. '이게 맞나?'라는 의심의 손길로 3분을 넘기면, 보송보송하게 말린 머리가 만날 수 있다.



이 경험은 나를 어린 시절로 데려갔다. 그 당시에는 요즘 같은 과학적인 훈련 방법이 있던 시절이 아니었다. 그냥 무식하게 뛰게 하던 시절이었다. 흙먼지 풍기는 운동장을 달리기만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거리주를 통해 체력을 키우기였으려나.


덕분에 지금도 취미로 달리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달리기에서 가장 힘든 구간 역시 마지막 3분이다. 그 3분은 언제나 나를 유혹한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아?
마지막3분.jpg 마지막 3분, 이 3분이 최대 고비이다.

그리고 이 마지막 3분을 버티면 신세계가 펼쳐진다. 두피까지 보송보송한 머리카락. 다리는 쳐지지만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성취감이다.


몸을 만들 때 했던 강도보다 2.5kg이라도 더 올려서 진짜 못하겠다!라는 마음이 들 때가 근육이 커지는 시간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를 성장시키는 시간은 늘 마지막 3분 안에 숨어 있다.


"이 정도면 됐다"라고 말하고 싶은 그 찰나, 마음을 한 번 더 다잡고 나아가는 시간. 그 시간이 우리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명품을 사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