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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혹의 우뇌 Aug 19. 2017

디자인과 인생

2011년 초가을, 헬싱키의 항구에는 바람이 많이 불었다. 생애 첫 유럽연합(EU)이 주최한 포럼에서의 발표를 마치고, 지인의 소개로 디자이너 부부를 만났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반듯하게 디자인되어 이야기를 하는 그들 부부와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담소를 나눴다. 


그날, 그들과 저녁을 하며 모든 정책은 실행을 해 봐야 아니, 정책 집행 전에 너무 비판을 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것을 어렴풋이 기억한다. 6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질문에는 같은 대답을 하겠지만, 정책의 공과를 평가하는 것은 참 복잡한 문제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도 새로운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 공과는 또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Jangs Müller (한장현) 2016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미대를 진학한 죽마고우 때문이었다. 그 친구의 작품이 어찌 보면 내게는 디자인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내게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정렬시키고, 비우고, 색을 입히는 것이다. 과감히 버리고 비우지 않으면, 눈이 피로하다. 세밀하게 정렬시키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색에 대한 감각적인 이해도는 당연한 것이겠다. 그러니, 디자이너에게는 꼼꼼함과 용기가 모두 필요하다. 사실 우리 모두에게도 신중함과 과단성 두 가지 모두 필요하다. 


하프타임, 


삶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하나. 다시 깊은 물음에 빠져있다. 

우리는 이제 무엇을 과감히 버려야 하고, 무엇을 세밀히 정렬시켜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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