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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Jul 18. 2021

나의 불행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타인이 필요한 때

마치 달이 차올랐다가도 사그라드는 일을 반복하는 것처럼 한 때는 나에게 제일 가까웠던 사람이 남이 되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연스레 나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람도 줄어들었다.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는 신뢰하는 사람에게만 나의 이야기를 해왔다보니 어제까지만해도 전혀 모르던 사람에게 나의 가장 깊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색하고도 뢰할 수 없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내가 안고 있는 짐은 갈수록 무거워지는데 말할 곳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병원으로 갔다.


조금의 두려움 그리고 두려움에서 비롯된 편견을 가지고 시작했던 첫 상담은 의사라는 전문성이 물론 신뢰감을 어느정도 보장해주었는지 훨씬 안정감이 들었고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대나무숲이 생긴것만 같았다. 그래, 나는 대나무숲이 필요했다.


나의 불행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타인에게 나의 가장 깊은 이야기를 하고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는 그런 대나무숲이 필요했다. 대나무숲을 통해 비로소 내가 혼자 안고가기에는 너무 버거운 짐들을 내려놓을 수 있었고 때때로 위로받을 수도 있었다.


누구나 자신만의 대나무숲이
필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존재는 과거의 나처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의사나 상담사일 수도 있고, 사람이 아니라 일기장이 될 수도 있다.


짐을 나누어 들 수는 없지만 나에게 짐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 짐을 들 수 있는 힘이 생길 때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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