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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Jul 29. 2021

우울증은 마음의 과민성 대장증후군

우울증 회복일기

지는 해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일컫는 것은 우울증을 너무 가벼이 여기는 것이 아닐까 하고.

오히려 우울증은 마음의 비염이나 알러지,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는 것처럼, 나의 우울증은 어떤 순간에는 정말 아무렇지 않아 다 괜찮은 것만 같다가도 갑자기 한 순간에 불안해져 다시 괜찮지 않은 상태가 지속될 때가 있다. 나는 그런 불규칙함 속에서 늘 괜찮을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끝날 것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마음만 기르자고 다짐했다.


문득 지금껏 일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했듯이 나 스스로를 사랑해보자 생각이 들었다.

때에 맞춰 맛있는 밥을 먹고, 햇살을 쬐며 지나가는 바람을 맞이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꼭 사랑한다고 고생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길.


세상이 끝날 것 같은 장대비가 쏟아져도 비는 꼭 그치는 것처럼, 나에게 찾아온 우울도 지나갈 것이라 다독이는 순간에 드는 생각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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