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는 것처럼, 나의 우울증은 어떤 순간에는 정말 아무렇지 않아 다 괜찮은 것만 같다가도 갑자기 한 순간에 불안해져 다시 괜찮지 않은 상태가 지속될 때가 있다. 나는 그런 불규칙함 속에서늘 괜찮을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끝날 것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마음만 기르자고 다짐했다.
문득 지금껏 일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했듯이 나 스스로를 사랑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때에 맞춰 맛있는 밥을 먹고, 햇살을 쬐며 지나가는 바람을 맞이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꼭 사랑한다고 고생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길.
세상이 끝날 것 같은 장대비가 쏟아져도 비는 꼭 그치는 것처럼, 나에게 찾아온 우울도 지나갈 것이라 다독이는 순간에 드는 생각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