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의 과잉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하여
매일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 거의 매일 하루를 되돌아본다. 내가 오늘 하루 종일 어떤 이야기들을 했는지,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또 어떤 생각들을 했는지 되돌아 보는 일은, 내 자신을 되돌아보고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혹은 오늘 내가 한 일들을 쉽게 잊지 않도록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여러 날들을 되돌아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지나친 '부정' 속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
생각해보니 인터넷 공간에서도,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에서도, 또 누군가와의 대화에서도 적지 않은 이야기가 부정적인 내용들이다.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떤 것은 참기 어려우며, 또 어떤 것은 지금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때려치워야 한다고. 모두가 말하고 있었다.
그렇지. 맞지.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고, 부당한 것에 대해서는 참지 말아야지. 그래야지. 그게 틀린건 아니다. 그러나 내가 '부정의 과잉'이라 느끼는 부분은 긍정과 부정의 밸런스다. 우리가 퇴사를 이야기하는만큼 입사를 이야기하지 않고, 비움을 이야기하는 것만큼 채움을 이야기하진 않는 것 같다. 관계를 끊지 않고도 개선시킬 방법도 있을 텐데, 현재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변화에 도전해 볼 수도 있을텐데, 왜 우리는 '마이너스', 혹은 '부정적' 관점에 쏠리고 있을까?
어떤 의미에서, 나는 이 지나친 '부정'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대부분의 담론이 대안없는 비판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리는 살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장 무언가를 그만하고, 비워내고, 털어내면 다 해결될 것 같은 분위기는 그 이후의 삶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심지어 그 분위기에 휩쓸린 자신 조차) 너무 단편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더 나은 삶을 향하기 위해 무언가를 비워내고 그만해야 한다면, 그 결심에 맞게 장기적으로 행복할 수 있는 그 다음 스텝이 준비되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더라. 수많은 '비움' 열풍 뒤에 휩쓸려 봐도(그게 퇴사건 관계 정리건 혹은 무엇이건), 결국 또다른 어딘가에서 자신의 상황을 반복하고 있을 것이라고.
넘치는 부정적 이야기만큼, 그 다음을 위한 긍정도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가 삶에 찍고 있는 쉼표는 결국 그 다음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일종의 준비운동 같은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아이러니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긍정의 에너지'가 아닐까 싶다. 지금 당장 대안이 없으니까 일단 다 내려놓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결국 그러한 시간 역시 남은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것이니까. 우리 인생의 해피엔딩을 위해 생각하고, 또 노력하는 것이니까.
지금부터라도 삶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