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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민 Jul 03. 2020

리더가 절대 포기하면 안되는 한가지, 경청

리더십을 만들고 싶다면 절대 듣기 만큼은 포기하지 마세요

 리더가 된다는 것은 실무자로서 '일을 한다'는 개념과는 크게 다른 것 같습니다. 1인 기업에서 시작해 30여명 규모까지 조직을 이끌어 보면서 제가 느낀 부분입니다.


 실무자로서 커리어를 쌓고 업무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에는 눈 앞에 있는 일을 어떻게 효율적이고 엣지있게 해낼 수 있는가, '나'의 능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습니다. 그러나 리더가 되니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더 일을 잘하게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가 가장 중요해 지더군요. 


 적게는 한두명, 많게는 30여명까지 조직을 리드해보면서 리더로서 절대로 포기하면 안되는 단 한가지가 무엇일까 생각해봤습니다. 저의 대답은 '경청', 혹은 '듣기' 입니다. 


 리더의 가장 어렵고 힘들고 괴로운 일, 경청


리더로서 조직을 이끌기 위해 해야할 일은 많습니다. 자신의 권위와 영향력을 활용해 무엇인가를 말하고 지시할 수도 있고,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거나 권한을 적절히 위임해야 하는 경우도 있죠. 나 혼자만 건사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기에 리더의 일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한가지를 꼽으라면 저는 '듣기' 라고 말하겠습니다. 듣기는 너무나 어렵고, 괴롭고, 힘든 일이지만 조직을 위해 반드시 해야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듣기가 괴로운 이유는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관심을 갖고, 공감하고, 귀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조직 구성원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대부분 '지금 좋아요. 잘하고 있어요'라는 말 보다는 '이러이러한 부분에 대한 불만과 건의가 있다. 조치해달라. 개선해달라.'와 같은 비판이나 요구와 관련된 내용들을 듣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그들의 입장에서 그러한 불만을 이해하려 노력하다보면 그들의 불편한 감정이 듣고 있는 사람에게 옮아오기도 합니다. 많은 구성원들의 다양한 요구와 비판을 듣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고, 괴롭고, 힘든 일입니다. 


 어떤 리더들은 이러한 괴로움을 호소하다 못해 주변의 몇몇 사람들의 목소리만 듣고 전체 구성원들의 이야기까진 듣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이도 있습니다. 잘못된 결정입니다.


 자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는 다는 것은 조직의 장단점을, 현재 상황과 스스로 보지 못하는 어떤 가려진 부분들을 찾아내지 못하게 된다는 말과 같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뒤통수는 스스로 볼 수 없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면 자신의 뒤통수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갈등과 상처들을 스스로 외면하는 꼴이 됩니다. 


 조직 내 신입 사원이나 막내 그룹 정도에 위치하는, 연령상 젊은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어린애들 징징거리는 소리"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를 비롯한 어떤 리더라도 절대 그렇게 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세대차이'처럼 들린다면 그것은 세대가, 시대가 바뀌었다는 뜻이고, '징징거림'으로 들린다면 실무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당신이 보고 받는 중간 관리자 혹은 선임급의 이야기가 현장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괴로워도 슬퍼도, 리더는 들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저 역시도 거의 매일, 매 순간마다 불편한 이야기들을 회피하고 싶은 충동에 빠집니다. 그러나 조직 구성원들과 함께 성장하려면, 성공하려면 "그래도 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저는 리더가 실무자보다 현장 일을 덜 하면서도 월급을 더 받고, 더 좋은 대우를 받야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어렵고 힘들고 괴로운 일을 맡아서 중요한 순간에 조직이라는 배가 잘 항해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바로 리더의 것입니다. 


리더의 역할이 고민될 때, 혹은 리더십의 어떤 부분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을 때 가장 먼저 듣기를 시작하십시오.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더 나은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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