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일까 욕심일까. 욕심으로 포장한 게으름의 자리
추억을 버리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핸드폰 앨범 속 가득 찬 사진들
내 방 책장안 빼곡히 쌓여있는 잡동사니들
핸드폰 저장용량은 간당간당하고
책장은 물건을 토해내듯 넘쳐 흐르지만
그저 생각하고 바라만 볼 뿐
이미 과부하 된 추억용량에 선뜻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다.
그냥 누군가 내가 잠든 사이 싹 가져다 버려 눈 앞에서 사라지게 해 줬으면 좋겠다.
어차피 저 중의 반 이상은 이미 내 기억속에서 사라졌을텐데
무슨 사진이 있는지
무슨 물건이 있는지
사실 나도 이제는 어디에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저 내 눈을 피해 잘 숨어있는 추억들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이 모셔두고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