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것 vs 학교가 원하는 것
어느 사이트를 사용해서 포트폴리오를 제작할지 결정했다면, 이젠 무엇을 넣을지 고민해야 한다. 아, 내가 쓴 글은 디자인 전공자의 포트폴리오에 관한 것이니, 혹시나 디자인 background가 아닌 포트폴리오를 원하신다면 잘못 찾아오셨다고 미리 알려드리고 싶다. 포트폴리오에 넣을 작품을 고를 때 본인에게 그래픽 디자인, 웹디자인, 앱 디자인 등 여러 방면의 작품이 있다면 그건 당연히 큰 장점이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지가 더 중요하다. 무작정 시간 순으로 나열해서도 안되고, 자신이 가장 공들인 것 먼저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비즈니스에서 Target을 정하고 새로운 Product를 만드는 것처럼, 어느 학과에 지원하느냐, 어떤 교수들이 보느냐를 먼저 알고 나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
나는 HCI와 Interaction Design 에 관련된 학과에 지원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디자인했던 앱과 웹들이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중요했다. 회사 다니면서 한 번도 감사하다고 생각한 적 없었는데, 퇴사하고 나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학교에서 했던 작품들은 주로 그래픽 디자인들이라 관련이 없지만 컬러나, 레이아웃, 다양성에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 후반부에 넣었다. 이는 '나는 UX/UI 쪽에 관심이 가장 많이 있지만, 이런 능력도 있습니다'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1
가장 먼저 보여준 것은 Problem & Solution이 함께 있는 것이었다. 데이터를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디자인을 한 것은 내가 디자인을 할 때에 어떤 생각과 목적을 가지고 하며, 그 결과가 어떻게 좋아졌는지를 논리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는 시장에 기회를 발견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한 경우라면, 그게 어떤 상황이었고 그래서 콘셉트를 어떻게 잡았으며 론칭한 이후에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 예상했던 타깃들이 예상대로 상품을 선호했는지, 아니었다면 어떤 개선이 있었는지 보여줄 수 있다면 좋다.
#2
몇몇 학교에서 요구한 포트폴리오 조건에서 Analytical writing이 포트폴리오에 포함되면 좋다고 쓰여있었다. 즉, 작품을 시각적으로만 보여줄 게 아니라 그것을 논리적으로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설명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 포트폴리오에는 글이 많다.
#3
학교에서 했던 작품들은 결과가 한 면에 다 보이는 포스터가 많아서 제작 Process를 보여줄 필요가 없었다. 그것의 목적과 콘셉트들만 잘 설명하고, 작품의 완성된 모습만 보여줘도 충분히 설명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에서 제작한 앱은 결과물이 있지만, 여러 Depth에 나눠져 있고, 단순히 화면을 나열해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다양하고 효과적으로 내가 디자인한 앱 또는 웹을 보여주기 위해 이러한 시도를 했다. (1) 나는 우선 동영상을 만들기로 했다. 실제 앱이 내 휴대폰에 있지만, 화면들의 글자를 영어로 번역해서 다시 Prototype을 만들고 InVision으로 실행시켜서 앱의 사용 과정을 영상으로 담았더니, 훨씬 보여주기도 간편하고 lively 해 보였다. (2) 서비스의 메인 흐름이나, 서비스 예약 과정 등 화면을 순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은 5,6 단계로 화면을 가로로 나열하고 아래에 설명을 붙였다. (3) 화면의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점차적인 변화가 있었을 경우 마찬가지로 화면을 가로로, 시간순으로 나열해서 무엇이 어떻게 개선되었는지 표시하고 아래에 글로 적었다. (4) 완전히 화면의 우선순위와 구성이 바뀐 경우, 두 화면의 아래에 Problem, Solution이라고 적어서 무엇이 전이고 후였는지, 어떻게 문제가 있었고, 어떻게 해결되었는지 함께 적었다.
#4
마지막으로 그래픽 디자인 작품들은 어떤 디자인 콘셉트로, 또는 어떤 원리로 제작하였는지에 대해 간단히 적었고, 결과물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했다. 사실 너무 오래전에 작업한 것도 있어서 자세히 쓸 말이 없기도 했다.
굳이 개인적인 작품들을 여기에까지 올리고 싶지 않아서 글로만 정리했는데, 포트폴리오에 내가 실제로 어떻게 적용하였는가 보면 더 설명이 잘 될 것 같다.
가장 중요하게 참고해야 할 포트폴리오는 각 학교에 현재 재학하고 있는 학생들의 포트폴리오다. 각 학교 사이트에 People or Students 의 페이지를 가보면, 학생들의 사진과 함께 이력서 및 포트폴리오로 가는 링크를 같이 둔 곳이 있다. 각 학생마다 배경이 다르고 (디자인 백그라운드가 아닌 사람도 많이 있고, 순수 미술, 제품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들 등) 목표로 하는 커리어가 다르므로,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