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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보 Apr 19. 2023

바시아 (Basia) - Astrud

저에게 이 노래는 조금 다른 의미로 기억을 하게 됩니다.

나름 질풍노도 시즌이라고 해도 돈이 없으면 놀고먹을 취미 영유가 어려웠기 때문에 늦은 시간 동네 카페에서 야간 DJ 알바를 할 때였습니다. 


1987년에 발표된 이 노래는 음반이 국내에 들어오는 데 좀 시간이 걸린 편이어서 실제로는 1988년 정도에 제대로 들어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 기준에서도 기본 이태원과 낙원상가, 세운 상가들을 돌면서 음반을 구했던 시절이라 이런 음반에 대한 정보나 이해는 한참 뒤에나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녀의 두 번째 싱글이면서 첫 정규앨범이었던 [TIME & TIDE]에 수록된 이 노래는 처음부터 주목을 받았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설명문이 없는 상황에서 이 음반을 틀을 때 이런 노래를 만날 줄은 몰랐으니까요.



우선은 제대로 된 가사가 나오는 영상을 먼저 보셔도 아시겠지만 영어치고는 발음이 특이하지요.


본명이  Barbara Stanisława Trzetrzelewska 인 그녀는 폴란드 태생으로 바시아라는 명칭으로 널리 알려졌다고 합니다.


1960년대부터 1970년까지 폴란드 밴드에서 활동을 했고 1981년에 영국으로 이주하면서 그곳에서 영국 트리오 Matt Bianco 보컬로 활동을 했습니다.


음악 성향이 소울, 재즈, 보사노바 풍이라고 하는데 미주 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구성에서는 이런 곡보다는 다른, 팝스러운 음악들이 널리 알려졌지요.


저도 그런 쪽으로 생각하고 음반을 들어봤는데 그 안에서 이 노래  Astrud가 귀에 달달하게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이 제목이 특이해서 사전을 뒤져봐도 뜻이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또 한참 찾아봤습니다. 폴란드어 사전을 통해서 알아볼까 싶었지만 그런 것을 찾아보기 힘들 때였고 가사를 보면 '그녀'를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정확하게 알 수 없어서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결국  이 제목이 한 브라질 가수를 지칭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스트루드 길베르토 (Astrud Gilberto)를 기리기 위한 제목이었다는 것이지요.


브라질 출신 보사노바 풍 싱어인데 저도 그녀의 노래를 들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유명한 [Garota de Ipanema :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라는 곡이었지요.


다만 노래는 들은 기억이 확실히 있지만 가수를 기억하지는 못했는데 보사노바, 남미 재즈계에서는 여신이었던 것입니다.



그런 보사노바 가수에 대한 추억과 동경을 말한 가사로 만들어진 노래인데 같은 보사노바, 그리고 매력적인 구성을 통해 알려지게 되었고 국내에서는 모 광고에서도 활용되어 그 이름을 더 많이 알렸지요.


밴드 활동에서 솔로로 계약을 하고 활동을 시작한 1987년부터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인 Time and Tide, Drunk on Love 같은 팝스러운 장르로 도약한 노래들을 가지고 널리 알려졌지만 저에게는 그쪽보다 이 노래가 더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폴란드에서는 플래티넘 기록을 가진 이 앨범은 표지가 달리 표기되는 경우가 많은데 CD 기반, LP 기반일 때 표지 디자인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나중에 베스트앨범이 새로 나올 때는 LP 판 기준으로 구성되었지만 가족의 죽음이 이어지면서 우울증을 겪었던 1990년대를 지나 2000년대에 다시 컴백할 때까지 소식이 완전히 없었기 때문에 저는 그냥 한때만 유행한 가수로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유럽에 갔을 때 그녀의 CD가 있는 것을 보고 은근히 묘한 향수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바시아는 제가 모르던 그 시절에 유명세를 치른 가수 중 하나였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투나잇 쇼에도 출연해서 노래를 불렀으니까요.


이후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게 된 음악들은 조금 팝스러운 감성이 강해서 제 취향에서는 거리를 두게 되었지만 충분히 보컬이 가진 특징이 참 좋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에게는 보사노바나 라틴 재즈 스타일에 대한 이해와 접근을 도와준 가수이면서 추억 어린 노래를 알려준 가수입니다.


이후 이 제목 때문에 인지하게 된 아스트루드와 같은 고전적인 스타일에 대한 접근도 새로워질 수 있었다고 하겠지요.


옛 가수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 시절에 있었던 음반들의 녹음 레벨 등을 인지해 보면서 나중에 뉴욕 재즈클럽에서 여러 노래를 들을 때와는 또 다른 라이브 감, 흥미로운 접근들을 보면서 또 재미있었던 추억을 떠올려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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