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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레버PlayLaboR May 21. 2022

놀다보면 친해진다2

고무신 놀이에세이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놀이능력은 태어나면서부터 지닌 생존 능력이기도 했지만 마을의 놀이선배들을 보고 따라하면서 얻은 것이다. 그런데 지금 아이들은 보고 따라할 동네 형들이 없다. 어른들이 놀이 유전자를 살려내어서 함께 놀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엄마 아빠 교사가 아닌 동네 노는 형이 되어야 한다. TV속 예능프로그램에서 옛 놀이, 전래놀이 추억의 놀이라는 이름으로 놀고 있지만 그 놀이는 온기가 흐르는 놀이가 아닌 박제화 된 놀이가 되어 더 이상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이 개입해서 새로운 놀이 방법과 규칙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그들이 노는 것처럼 놀아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TV에서 그렇게 하기 때문에 그대로 따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아이들은 놀이의 생산자가 아니라 소비자가 되면서 누군가 던져주는 놀이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전국의 여러 가족들을 1년 동안 주말 마다 만났다. 제기차기, 구슬치기, 딱지치기, 사방치기, 고무줄놀이 등 어른들이 어린 시절 즐겼던 놀이들로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었다. 어른과 함께 온 아이들은 자기를 다 내어 놓고 신나게 놀았다. 이제껏 접해보지 못한 다양한 놀이를 익히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가며, 공부를 강요하던 부모님과 같이 노는 경험은 아이들을 흥분하게 했다. 이 시간 동안 어른들은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하는 사람이 아닌 놀이를 알려주는 놀이 선배가 되었다. 

어른들은 어릴 적 추억을 아이들에게 쉼 없이 들려주고 아이들과 함께  연신 웃음을 터트리며 놀았다. 이렇게 가족이 함께 놀이여행을 하면서 아이들은 놀이를 몸으로 배우고 어른들은 아이들의 숨소리와 팔 길이에 맞춰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갔다. 

아이들은 놀고 또 놀아야 한다. 그것이 아이들의 일이다. 자기 몸속에 있는 놀이 유전자를 살리고 채우며 또 다음대로 연결한다. 건강한 놀이 유전자가 이어질 수 있도록 아이와 어른 모두 시간을 가지고 즐겁게 놀아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어른들이 먼저 놀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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