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awha springs와 Haruru fall
역시 개운하게 씻지 못하고 노숙을 마친 아침이라 컨디션은 영 별로다. 그래도 밖에서 텐트치고 잔 하림선배에 비하면 호화로운 잠자리였음을 알고 있다.
아침으로는 바로 요럴때 쓰려고 가져온 3분카레를 풀었다. 다들 여기 와서 가장 식성 좋은 아침이다. 쩝.
안 군은 점차 회복해 가고 있으나 아직 맥없이 앉아있는 것을 좋아한다.
선배의 보글보글 에스프레소로 긴장을 당겨 넣고 출발한 곳은, 출국 전부터 기대하고 있었던 나화온천. 온천시설이라야 땅을 파고 나무틀을 해 넣고 사무실과 탈의실 만들어 놓은 것이 전부라 별 게 없다. 유황냄새만 진동을 한다. 탕이 여러 개 있는데 물색이 조금씩 달랐다. 온도도 제각각인데 어떤 탕은 계란을 익힐 만큼 뜨거운데 안내문도 없다ㅠㅠ 다리 반숙될 뻔! 적당한 온도의 탕에 들어가 목까지 몸을 담그니 어~~~~소리가 절로 났다. 티비에서 본 대로 머드팩을 하겠다며 바닥에서 머드 채취중인 안 군. 할머니께 배운 대로 온천탕에서 발장구치는 모모, 너무나도 하얀 곰군과 조금 덜 하얀 H선배의 얼굴만 내 놓고 몸 담그기.
우리는 각자의 취향대로 온천욕을 하고 온몸에서 계란냄새를 풍기며 다음 정박지인 haruru falls resort로 향했다.
캠퍼밴 앞에 작은 폭포가 있어 카약커들이 모험을 즐기고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라 강인데도 밀물과 썰물이 있는 묘한 곳이다. 낚시족들도 많다. 둑을 내려가 손을 뻗으면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데도 시도하지 않게 되는 이유는....풍족함 때문이 아닐까. 지금 여기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등을 더 떠미는 법이다. 한국에서는 무엇이든 지금 잡아야하고 봐야하고 사야하고 배우고 가르쳐야 했다. 지금보니 그 중 많은 부분은 마음과 시간이 풍족하지 않으니 생겨난 조급함이었다.
라면 하나씩을 끓여먹고 H선배와 작별했다. 거나했던 여행인원이 조금씩 줄어 이제 정작 앞으로 넷뿐이라니 쓸쓸한 마음도 감출 수 없다. 곧 아이들과 나만 남겠지 생각하니 또 약간 서글프다.
해가 늦게 지는 이곳 시간으로 5시에 리조트 수영장에서 모모와 물놀이를 잠깐하고 드디어!!! 2박 3일만에 세수와 샤워를 했다. 모아둔 빨래도. 안 군과 모모양, 곰군이 대왕체스를 두는 동안 나는 안 군이 주문한 일본카레를 만들었다. 온천욕과 샤워덕분인지 컨디션이 꽤 좋다. 자기전 아침설거지배 카드게임...나랑 안 군 당첨!
내일은 파이히아에서 레포츠를 즐기기로 하고 하루를 정리한다. 늦은 밤 모모 쉬 시키러 캠퍼밴 밖으로 나왔는데 오늘 밤하늘도 끝내주게 황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