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엄마가 결혼식 장소를 그닥 맘에 들어 하지 않았다. 엄마는 번듯하게 좀 좋은 결혼식장이나 호텔에서 딸을 시집보내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니 결국 반대하던 엄마도 마지못해 승낙을 하셨다. 하지만 이러저런 상황을 고려하여 우리는 엄마의 손님을 서울의 결혼식 장소가 아닌 제천의 한 식당으로 초대하는 걸로 결정하였다. 그리하여 엄마는 엄마친구들과의 점심식사에 우리가 한복을 입기를 희망하셨고 한복을 만드는 시간을 감안하며 서둘러야 했다. 결혼식을 2주 앞두고 한국에 도착한 올리비에를 공항에서 픽업해 우리는 바로 제천에 데려갔다. 시차적응이 아직 안된 얼빠진 올리비에를 엄마 친구 한복집에 데려갔고, 엄마 친구 분께서는 이 색깔 저 색깔 골고루 올리비에 몸에 걸쳐 보시더니 그에게 핑크색 바지를 권했다. 그러나 핑크색은 그가 도저히 소화가 안 되는 모양이었다. 파란색바지를 선택한 올리비에, 그렇게 열흘이 지나 완성된 한복을 입고 올리비에와 나는 엄마친구들을 맞이했다. 식당입구에 서서 두 손 모으고 있는 올리비에가 참 웃겼다. 엄마친구와 지인들이 한 분 한 분 입장 하실 때마다 “아이고 둘 다 이쁘다 잘 살아라” 특히나 올리비에에 대한 멘트가 많았다. “어머나 너무 잘 생겼다” “한복 너무 잘 어울리네” 어김없이 “파마는 어디서 한 거야? 너무 잘나왔네” 하셨다^^;;;
(엄청난 곱슬머리의 위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