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boutjina Jun 10. 2022

이토록 사적인 독서모임이라니_Ep.08

움베르토 에코 - 장미의 이름

2022년 5월 27일(금) BnJ의 제8회 독서모임. (이쯤 되니 회차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애증의 책 '장미의 이름', 드디어 막을 내리다.


'장미의 이름' 비하인드

장미의 이름은 2021년 6월의 책이다. 하지만 2022년 5월이 돼서야 후기를 나누게 되었다. 물론 일 년 내내 책을 붙들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책을 읽지 않는 대부분의 시간은 책에 대한 증오로 보냈고, 책을 읽는 동안에는 두통으로 고생했으며, 책을 다 읽은 지금은 허망함에 빠져있다. BnJ 독서모임의 한 획을 그은 '장미의 이름'. 무엇이 우리를 그토록 지난한 시간 속에 헤매게 했는지 풀어보자.






※ 본 글에는 일부 스포가 포함돼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J:  우리 이 책 메모하면서 읽었잖아요. 그 메모했던 폴더의 제목이 '징글징글 장미의 이름'이었어요. 이건 초반에만 적고 막판에 포기하긴 했지만요.


B:  나도 초반에만 적었어. 후반에 읽었던 것처럼 그냥 휘리릭 휘리릭 읽었어야 했는데, 앞부분을 너무 붙들고 읽었던 것 같아. 전반적인 총평부터, 어땠어?


J:  이걸 한 문장으로 얘기하기가 조금 어렵긴 한데... 일단은 '어려웠다!' 종교 부분을 이해하기가 어려웠고, 그때 당시에 있었던 종교 싸움을 계속 디테일하게 이야기해줌에도 이해가 다 안 됐어요. 하지만 확실히 사람들이 이것을 높게 평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이해는 돼요. 근데 나 스스로가 이 책을 그만큼 높게 평가하진 못하겠어요. 난 이 책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쓴 버전이 '다빈치 코드' 같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B:  네가 왜 다빈치 코드를 생각했는지 알 것 같아. 이 책을 설명할 때 사람들이 항상 어려운 스토리 안에 기호학을 담았다고 표현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


J:  오히려 다빈치 코드는 책에 내용을 덧붙여서 재미있게 영화로 만들었다면, '장미의 이름'은 이 책 그대로를 구현해서 영화를 만들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정도로 세밀하고 세세하게 표현된 책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B:  이미 영화 있잖아. (영화 '장미의 이름': 1986년 작품)


J:  근데 그건 너무 옛날 거니까 이 시대의 기술로 새롭게 만들면 재미있고 쉽게 보면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책으로만 내용을 100% 이해하기에 나에게는 좀 어려웠어요. 말로 표현하려니 되게 어렵네요...


B:  내가 제일 크게 느꼈던 건 선택적으로 읽기 좋은 책이라는 것이었어. 어디까지 내가 이해하고 파고들 것인가에 따라서 굉장히 어렵게 읽을 수도 있고(우리가 초반에 읽었던 것처럼 10페이지 읽는 데 일주일 걸리는 느낌으로), 내가 막판에 많은 양을 단숨에 읽었던 것처럼. 또는 후루룩 읽자면 그냥저냥 읽을 수 있는 추리소설이었다고 생각해. 이 책을 추리 소설이라고 생각할 것인지 아니면 세간의 평처럼 어떤 기호학 책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역사책으로 볼 것인지... 어떤 기준인가에 따라서 각각 다른 평가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 그래서 그냥 선택적으로 읽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어.


J:  언니는 개인 감상이 아니라 책에 대한 평가를 했네요.


B:  나의 개인 감성이야. 개인적으로 느낀, 나의 감상!


J:  언니 뒤에 옮긴이의 글까지 다 읽었어요?


B:  아니. 나는 딱 소설까지만 읽었어.


J: 옮긴이가 언니랑 똑같은 이야기를 뒤에 썼거든요. 이 책을 번역하며 세 가지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고 했는데, 하나가 미스터리 소설, 두 번째는 종교 소설, 세 번째는 기호학. 딱 이렇게 세 가지의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거든요. 그래서 언니와 옮긴이의 말대로 세 가지 중에 하나만이라도 재미를 느꼈다면 그것으로 만족스러운 책이지 않을까 싶어요. 나는 사실 종교적인 소설로는 너무 어려웠고, 그나마 미스터리 소설과 기호학적으로의 두 가지 재미만 조금 느낀 정도예요. 그래서 이 말대로 이 중에서 하나만 이해하고 읽어도 아예 의미 없이 책을 읽은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20세기 최대의 지적 추리 소설

B:  책 뒤표지에 이렇게 쓰여있네~ 금세기 최고의 화제작. 지적 추리 소설!


J:  나는 이걸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21세기에 다시 평가를 받아봐야 되는 작품이 아닌가...ㅎㅎㅎ


B: 지식의 허영이 많이 들어간 책인 것 같아. 그래서 자신의 지적 허용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 또는 식자들이 봤을 때는 굉장한 소설이구나라고 평가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어.


J:  그래도 재미있었던 부분도 있었어요. 사부님 윌리엄을 바라보는 제자 아드소의 시각으로 극이 흘러가잖아요. 그게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의 구도와도 같은데, 제 3자의 시선으로 극이 흘러가서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B: 나는 윌리엄 스승에 대한 결말이 너무 쉽고 간단해서, 치워버리는 느낌이 든다는 게 조금 아쉬웠어.


J:  나는 결말에서 '위대한 개츠비'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극은 개츠비의 이야기로 엄청 화려하게 흘러가다가 결말은 화자의 시선으로 옮겨가서 허무하게 끝나잖아요. 그런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특히 사부님 성격이 정말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어요. 성격이 괴팍하기도 하고...


B: 나는 천재성을 가진 전형적인 인물로 보였어. 윌리엄 스승은 계속 사건에 몰두해서 추리하고 생각하고 다음 단계의 스텝들을 계속 밟아서 가고 있는데, 평범한 제자가 그 천재성을 따라오지 못할 때 안타까워서 그 제자를 다그치는 느낌이라고 할까.


J:  나는 그 사부님과 제자와의 티키타카도 재미있었어요.


B: 나는 욕하는 것도 재미있었어. 우둔한 원숭이 같은 놈들... 하면서 욕하잖아. 종교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그렇게 상식 이하의 모습을 보여가면서 막 싸우는 모습. 재판이니까 나름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주관적으로 자기감정을 드러내면서 싸우잖아. 그래서 '정말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거냐'며 아드소도 이야기하고. 결국 모든 인간의 밑바닥에는 저런 것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어. 성악설 혹은 인간 본연에 숨겨진 것들을 보여주는 예랄까. 그래서 그 부분이 되게 웃기고 우스웠어.


(1932.1.5~2016.2.19 / 기호와 언어의 천재. 그는 생전 4만 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J:  이러나저러나 움베르토 에코는 대단해요.


B: 넘치는 지식의 양!


J:  워낙 똑똑한 작가라는 것은 알고는 있기는 했는데 새삼 놀랐어요. 이 책에서 현자와 무지한 사람, 또 가지각색의 성격을 가진 사람이 나오는데, 이 모든 사람의 시각을 쓸 수 있는 작가야 말로 모든 것을 초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천재와 바보를 모두 다 아우를 수 있는 진정한 천재. 어떻게 보자면 본인의 지식을 과시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한편으로는 작가에게는 이 방대한 양의 지식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평범한 지식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B: 나는 이 작가의 놀라운 능력을 단어 선택에서 더 크게 느껴졌어. 우리가 흔히 쓰지 않는 단어나 표현들을 굉장히 잘 사용하고 있더라고. 이 사람의 언어적 능력은 정말 높이 사야 할 듯! 또 지식의 양도!!. 그런데 지식은 조사할 수도 있고 공부할 수도 있는 거니까. 그건 작가적인 기질일 수도 있겠지.
물론 이렇게까지 불필요하게 장황한 설명과 묘사들이 있어야만 했던 걸까 하는 생각도 들기는 했어. 그런 부분에선 일종의 자만이 아닌가? 싶기도 했거든.  거기다 그 부분들 때문에 책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해서 더더욱, 필요했었나... 싶었지.


J:  나는 특히 안 읽혔던 두 부분이 초반에 한 번, 후반에 한 번 아드소가 환상을 보는 부분이었어요. 후반은 작가의 화법에 익숙해져서 그나마 괜찮았는데, 첫 부분은 진짜 이해가 안 됐거든요.


B: 그게 분석의 차이야. 작가가 상상한 것을 얼마나 분석적으로 정확하게 그리면서 읽을 것인지. 나중에는 너도 나도 일정 부분 포기하고 내가 이해하는 만큼 상상하면서 보겠다고 읽으니깐 편하게 읽히는 거지.


J: 맞아요. 그래서 특히 아드소의 상상 부분이 왜 계속 나오는 걸까. 이거 그냥 추리 소설 아니야? 그런데 굳이 이렇게까지 깊이 들어가야 해?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짜증스럽게 읽었거든요.


B: 맞아, 근데 그 뒤에 이유가 나오더라.


J: 맞아요. 그러니깐 다 필요한 부분인 거야.


B: 그래. 다 필요한데! 그래도 너무 장황했다는 거지. 조금 덜어낼 수 있었는데.. 너무 많이 장황했다.......


J: 그리고 특히 어렵고 안 읽히는 부분이 등장 인물의 대화 장면이었어요. 원래 대부분의 소설은 대화가 빨리 읽히고 지문이 어려운데, 이건 반대야. 대화가 너무 어려워. 종교인들이 대화하는 거라 어려운 건가?


B: 종교인이기도 하고, 이 사람들은 속내를 솔직히 드러낼 수가 없잖아. 대외적으로 내가 드러내야 하는 것과 드러내지 말아야 하는 것, 또 내가 어느 종파인지에 따라서 내가 누구를 지지하는지, 그리고 어느 지방 출신인지 등등... 이런 것을 (성서와 관련된) 서책에 있는 말을 인용해서 이야기하잖아. 그래야 자신들의 지식이나 적법함을 드러낸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것들을 모두 담으려다 보니까 'A는 B야' 이렇게 끝날 수 있는 문장이 'A가 B를 해서 C로 갔다가 D로 넘어와서 E로 수식됐던 그 F가' 이렇게 되는 거야. 그러니까 건너 건너 건너 건너오느라고 대화가 이해하기 힘들지 않았나 싶어.


꿈은 곧 성서이다. 그리고 성서의 많은 기록이 곧 꿈 이야기지......
- 장미의 이름 중에서


J: '장미의 이름' 읽으면서 메모를 해놨었는데, 이런 것도 적어놨었네요. '신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하는 자들이 이렇게 무참히 사람들을 죽여도 되는 건가?'


B: 하지만 신을 대변한다고 하는 자들 때문에 일어나는 종교 학살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생각해 보면, 오히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지.


J: 그리고 이어서 종교는 생각보다 아주 오래전에 변질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여러 가지의 종교들을 보면서 생각을 하는데 종교의 근원적인 의미는 내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아주 오래전에 이미 변질이 되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B: 난 종교의 의미는 태초부터 변질됐다고 보는 사람이라 새삼스럽네?... 종교에 대한 그런 환상이 있었구나?


J: 환상까지는 아닌데... 나는 모든 종교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기는 하거든요. 나는 종교를 안 갖는 것뿐이지, 종교 자체는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ㅎㅎㅎ 그런데 종교가 가지고 있는 태초의 순수한 의미를 비교적 오랫동안 보존했다고 생각했는데...


B: 나는 그 부분에 물음표를 찍고 싶어. 종교가 처음에 탄생했을 때의 의미가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깨끗하고 순수한 신앙적인 의미였는지 생각해 보면 아니라는 거지. 그래서 나는 태초부터 변질된 것이 종교라고 생각해.


J: 그냥 그럼에도 불구하고....


B: 순수한 종교적 정신이 살아 있기를 바랐어? ㅎㅎ


J: 나는 지금도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B: 나도 없다고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런데 이것의 문제지. 종교계에도 피라미드라는 것이 있잖아. 계파의 분위기를 만들고 확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확산된 종교를 따르는 사람이 있을 거잖아. 따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순수한 자들이 오히려 많을 수 있지. 순수하고 아름다운 목적을 따르는 이들이 분명히 있을 거야.


J: 그래서 그냥 종교라는 게 무엇인가에 대해서 좀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됐죠.


B: 나는 유럽의 프랑스나 이런 곳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머물고 싶어 했던 곳이고 나는 생각을 했어. 물론 그때 당시는 불어를 할 줄 아는 것이 부르주아 계급의 어떤 상징이기도 했고 식자들이 유식함을 드러내기 쓰는 말이기도 했으니까 당연히 그런 분위기가 있었겠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프랑스에 머물고 싶어 하잖아. 그래서 여전히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 부분도 좀 재미있었어.


J: 사실 이게 읽는 동안은 욕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거든요. 근데 다 읽고 보니 나쁜 책이었나? 싶어요. 증오심을 다 잊어버렸어.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이 일주일의 사랑이야기잖아요. 나중에 그것을 알고 '일주일 안에 어떻게 이렇게 사랑에 빠지지? 말도 안 돼.' 이렇게 생각했는데,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애들은 더하다고 생각해요.


B: 우리가 이 책을 되게 긴 텀을 두고 읽었잖아. 그래서 이게 하루가 마치 한 달처럼 느껴졌어. 우리가 거의 1년 동안 책을 읽는 동안 읽어서 더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아.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B: 10점 만점에 몇 점 주시겠습니까? 

J: 난 7.5

B: 난 8점 줄게.

J: 왜 이렇게 높게 줬어요?


B: 지난한 시간들을 이 책과 함께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쨌든 이 긴 책을 써 내려간 그 구성력에 그만한 힘이 분명히 있다. 7일간의 이야기의 쪽 배분을 봤어. 그 분량이 어느 정도 대략 이렇게 맞게 쓰셨더라고. 나라면 그 구성 못 맞추고 중요한 날은 얘기가 길어지고 중요하지 않은 날은 짧아지고 이렇게 됐을 것 같은데 그것조차도 어느 정도는 좀 맞춰져 있는 것 같아서 편집적인 묘도 있었던 것 같고. 이 안에 들어 있는 방대한 지식의 양? 어쨌든 이건 이 작가의 재능인 거니까.


J: 나는 막판에 몰아서 읽기 전까지는 5점대 생각하고 있었는데 뒤로 가면 갈수록 괜찮았어요. 이제 이 부분은 이제 스포 부분인 건데 막판에 다 불타서 사라지잖아요. 난 그게 되게 좋았어요.


B:  나는 그게 너무 뻔했어. 일단 범인도 너무 뻔했고, 그리고 막판에 장서관에서 만나게 되잖아. 그 지점부터 불타 없어지겠다고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계속 내내 불안했어. 쟤네가 들고 있는 불을 언제 어떻게 놓치게 될지가 계속 불안한 거야. 불에 탈 게 너무 뻔하니깐. 근데 진짜 막판에 불에 탔고, 막 끌려고 노력하는 것도 웃겼어. 결국엔 다 태울 것 같은데 끌려고 노력한다는 얘기를 왜 쓰는 거야?


J: 언니 이거 그렇게 보면 안 되지! 우리가 이걸 상권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장서관의 책들이 다 붙어서 없어질 거라는 생각을 못했잖아요.


B:  그때는 그 노인이 수상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지. 근데 장서관이 불탄 것도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게 이 장서관에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고 이곳에 어떤 게 있는지도 얘기하지 않으면서, 얼마나 대단한 곳이고 얼마나 굉장한 것들이 이 안에 들어 있는지를 계속 언급하잖아. 그래서 생각했을 때 어떻게든 저게 없어질 수 있겠구나. 왜냐하면 너무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는데 그 안에 있는 비밀을 드러내지 않으니깐.


J: 나는 엔딩을 상상하면서 안 봐가지고...


B: 나도 상상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해서 상상은 안 했어. 근데 그냥 그럴 것 같은 예감이 계속 드는 거 있잖아. 나는 오히려 범인이 저 노인인 것 같은데 어떻게 이 장정들을 살해를 했을까? 그래서 나는 누군가 조력자가 있거나 아니면 사실은 저 노인이 맹인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


J: 그냥 서로가 서로를 죽인 거야. 살인자가 한 명뿐만이 아니었던 사건이었던 거지. 근데 그렇게 보면 되게 재밌는 거다?


B:  그래. 근데 네가 지금 너무 점수를 낮게 줬어.


J: 아니 근데 그걸 왜 이렇게 어렵게 썼냐고!! 그렇게 단순한 걸!!


B:  단순한걸 단순하게 쓰면 그게 재미냐고.


J: 그건 그러네요.ㅎㅎㅎ 나는 마지막에 아드소가 느낀 허망함이 내가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그 마지막에 느꼈던 허무함과 같았어요.


B:  나는 그 허망함이 마지막 문장에 들어 있었다고 생각해.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J:  지금 생각해 보니깐 이 책 좋았네? 나는 나중에 처음부터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 했어요.


B:  나는 다시는 안 읽고 싶어.


J: 나 질문 있어요. 주변 사람한테 '장미의 이름'을 추천할 의향이 있어요?


B: 성향에 따라?


J: 그럼 만약에 추천한다면 어떤 성향의 사람한테 추천하고 싶어요?


B: 영상이나 회화보다는 글로 소통하거나 문장들을 해석하고 분석하기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추천하면 좋을 것 같아.


J: 난 안 할 거야. 누구에게도.


다시는 '장미의 이름'을 읽고 싶지 않은 B와
그 누구에게도 '장미의 이름'을 추천하고 싶지 않은 J였다.



 B&J의 지극히 사적인 평점

B: 8.0

J: 7.5


함께 보면 좋을 작품 추천!

B: 안드레아 카밀레리 - 몬탈바노 시리즈 : 쉬운 책을 추천할 수 없다! 움베르토 에코와 같은 이탈리아 출신의 진정한 추리 소설의 거장을 데려와 보자! 이 책은 무려 37권까지 나온 시리즈며, 37권 완결을 지필하고 타계하셨다. 죽어봐라! (* 참고로 이 책은 4권까지만 번역이 되었고, 거의 절판되어 구하기도 쉽지 않다.)
J:  영화 '세븐' : 성서의 7가지 죄악을 따라 발생하는 사건들을 추적하는 스릴러 영화

* 이 글은 B의 브런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bbonawow)


매거진의 이전글 이토록 사적인 독서모임이라니_Ep.0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