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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공원 Nov 10. 2018

조급하게 글을 쓰고 있는 당신에게

그럼에도 글쓰기

저처럼 글쓰기가 힘들어 골몰하시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통하면서도 글에 대한 쪽지를 저란 인간에게 주시는 분들이 조금 잦아져 제가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을 시작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글을 못쓸 때 책이 나와 버렸습니다. 그래서

 '더! 훌룡해야  한다.!, 정말 잘 써야 한다'

는 생각에 빠져 살았습니다. 그동안 여러 글쓰기 강의를 듣다, 말다 책도 펴보는 시간들이 길었습니다.  

그럼에도 글쓰기!

글을 쓰며 참 많이도 치유받았기 때문에 이전에 글쓰기의 치유력에 대해 짧게 적었던 기억이 납니다. 인간의 삶이 그저 고통 속에 웃음을 찾는 과정이구나... 하는 것을 글쓰기로부터 배우고, 또 한 번 힘을 내보며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얻기 위해 글을 쓰기도 합니다.


나를 가지고,
나를 웃겨서,
내가 위로받은

이경미 작가님의 에세이 <잘 돼가 , 무엇이든>에서 제가 좋아하는 페이지입니다.

제가 저를 위해 글을 쓰다 보니 제가 되려 위로받고 있습니다. 저에게 글쓰기는 이런 과정이었습니다. 저는 현재 연애 소설과 연애, 성형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중간중간 제가 썼던 졸작 같은 아무 말 대잔치는 그저 내가 치유받기 위한 글들 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명상을 하기도 하고 , 비움을 위해 운동을 하시는분듫, 몰입을 택하신 분들, 일에 매진하는 분들, 친구를 더 열심히 만나시는 분들 모든 것이 내 치유를 위한 선택입니다. 그중 글쓰기도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떤 주제를 잡았건 -


저에겐 성형이란 주제가 던져 졌습니다. 제 인생에서도 성형이 큰 화두였고, 부작용을 격었기 때문에 이 주제를 끝까지 집중해서 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 집중력이 어디 성형에만 있겠습니까? 인생에 또 다른 크기의 풍파들은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치유에서 글쓰기를 택한 저는 이때마다 다른 글, 혹은 다른 책을 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제를 잡고 가야 하니 다른 주제로 풀어쓴다면 더 좋았을 글이 성형이란 주제에 매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치유를 바랐기 때문에 그저 아무 말로 다른 주제와 섞은 성형을 끄적이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난 후 다시 성형이란 글에 집중하며 예전에 써놓았던 아무 말이 꽤 쓸모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것에 매진했다 해도 분명 좋은 결과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작가의 입장으로서는 조금 더 숙성되고 성숙한 글을 내보낼 때에 자기 만족감이 더 클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는 만족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때 나오지 않았던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연애에 대한 책이 나오고 , 무척 부끄러웠습니다. '우아! 이거를 내가 책이라고 냈냐?!' 하는 자괴감에도 빠지고 댓글을 읽을 땐 무서워서 아얘 창을 닫아 버렸습니다. 하지만 부끄러움을 느끼는 만큼 제가 일족의 발전을 했다는 뜻이기도 하니 제멋에 자신감을 얻어 또 한 번 커서를 잡게 됩니다. 그 책이 그럼에도 없었다면 다음 이야기를 쓸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 개인의 견해를 더하자면 어떻게든 첫 책은 졸작이든 뭐든 함께 내보자는 곳이 있다면 땡큐! 모드로 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고, 육아로 짬이 나지 않는 분들, 혹은 글쓰기에 매진해 사시는 분들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을 탐구하기 위해, 혹은 무엇을 세상에 내놓고자 하는 의지로 글을 씁니다. 어떤

목소리를 통해서든 목소리의 괴적을 따라가듯 글을 적게 됩니다.  그것이 내 허영의 시작이든 중2병의 시작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판단은 독자가 하겠지요. 단지 내가 독자가 되었을 때 읽고 싶은가? 를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를 위한 글쓰기도 상관없습니다. 책임감의 차이는 모두가 다르겠지만, 그럼에도 슬쓰기를 놓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나 자신을 알기 위해서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의도로 글을 , 책을, 소설을 쓰시게 되었나요?


'내가 벌써 나이가 이렇게...' 하는 순간에 아무 말 대잔치라도 끄적인 글들이 있다면 어떻게든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 있었다는 결과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내 장점을 알아가는 과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나아가 그 글이 풀이 다 죽어가는 식물에게 단비가 될지 살려낼지 어떻게 압니까? 농약이든, 생수든 쓰고 있다는 자체를 즐기며 그냥 쓰는 겁니다. 현재 그 글들을 버무려 다른 글을 쓸 때 매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내가 언제 이런걸 썼었나...'하며 꿔다 쓸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우주 대 근자감을 뿜어 써보자!!!!


정확한 글, 바른글


정확한 단어, 바른 글은 매우 훌륭하고 어렵습니다.  맞춤법을 생각하고 쓴 글 보다 의식하고 쓰지 않았을 경우 더 글이 잘 써진다, 는 내용의 이야기를 고영성 작가님께서 하셨습니다. 부담을 줄여 쓰고 싶은대로 써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글쓰기에 대한 책들을 많이 읽어 봐도 결국은 엉덩이, 결국은 그냥 써라. 라는 답변을 많이 읽었습니다.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에서 나온 소제목인 '너무 뻔해 어처구니없는 성공방법>을 보는 듯합니다. 그럼에도 내 글이 글 같지 않았던 제가 글을 고치고 다시 쓰기 시작한 이후 가장 효과 적이었던 방법들이 있었습니다. 다음번에 차차 소개해 보겠습니다.


책 쓰기와 글쓰기는 투자?


돈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살 때, 사업하시는 분들을 여럿 만나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크리에이터 분들께 동영상 관련 조언들을 듣고 있습니다. 사업가와 영상 제작자 선생님들께서 이런 질문을 자주 하십니다.

"그래서 그 글의 시간은 얼마 정도 들었고? 어느 정도 투자해서 책이 나오는지?"

감히 제가 이 부분이 무엇이다.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제 생각을 적어 봅니다.

 

 산출 대비 이익을 생각하는 것은 백 번 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책을 기획하고 '그 책이 지금 인지?!' 과정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브랜딩의 과정에서 머리가 새초롬 피어나는 순간을 즐깁니다. 하지만 읽을 때와 쓸 때는 서로 다른 머리가 돌아가듯, 책을 읽을 때는 탐구하는 머리가 더 돌아가고, 글을 쓸 때는 가끔 나를 깎아 먹고 고갈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책을 기획할 때는 ' 무엇을 팔아먹을까?!' 반짝! 스치는 생각들에 즐겁습니다. 하지만 글을 쓸 때는 또다시 원초적인 '나'만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저의 기획 안에서 부족함의 한계에 도달하기도 하고, 다시 책을 읽어보고 글쓰기 책도 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글이 나의 성장 과정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아직도 주제와 다른 글들이 써질때도 더러 존재 합니다.


 주제를 두고 언제까지 쓰겠다. 는 주제의 생각에 내 글이 메몰 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어떤 주제든 마감 기한까지 써내셔야 하는 분들. 그런 능력을 갖고 그런 한계에 더 자신을 몰아붙이는 것도 큰 성장의 과정입니다. 하지만

 '글 도대체 어떻게 쓰는 거야?!'

의 선상에 놓여 있을 땐 조금 느슨해질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책을 쓰고야 말 꺼야! 시작이 창대하고 글이 따라오지 못해 계획이 무산되고 책이 나오지 못하더라고 일단 오늘 글을 쓴다는 것은 일족의 발전입니다. 더 근자감을 가지고 글을 쓰시길 추천드립니다.좋은 글은 언젠가 더 좋은 방식으로 세상에 나오리라는 생각으로 앉아, 씁니다.

 

성공자를 많이 볼 수 밖에 없는 현실

최근에 인스타그램에서 <서평 쓰는 법>이라는 책을 본 적이 있습니다. '서평까지 꼭 맞춰서 써야 하나..' 하는 마음에 잠시 조바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서평을 더럽게 못쓰고, 게걸스럽게 맘대로 아무 말을 적고 그걸 서평이랍시고 전시한 적이 많기 때문입니다. 많은 성공자 들의 수기에 위축될 수도 있는 시기에 놓여 있습니다. 인생 전반에 걸쳐 그들의 수기를 참고하되, 그들도 1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잊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저자님께서는 당연히 서평을 잘 쓰기 위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 훌륭한 책을 쓰신 것입니다. 글을 쓰는 중간 이 책의 소개를 읽어보니 서평을 통해 내 글이 발전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신 것 같습니다. (휴... 다행이다.) 역시 글쓰기에는 조바심보다는 마음에 근자감을 쥐어주는 편이 훨씬 수월 한 것 같습니다.


저는 마음산책에서 발굴 해 낸 <굴비 낚시>라는 영화 리뷰 모음 에세이를 참 좋아합니다. 지금은 대 작가님이 되신 김영하 작가님의 책입니다.

이 책이 좋은 점은 제 서평과 글이 삼천포 대잔치라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각자의 글에 어떤 스타일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굴비 낚시>에는 영화 리뷰라기보다는 작가님의 생각이나 그 영화를 보러 가게 되고 보고 나서 있었던 일 그리고 느낌이 주요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너무 자연스럽게 영화와 어우러져 맛깔스럽다는 느낌을 줍니다. 제 서평이 전혀 맛깔 까지는 아니지만 제 나름대로의 글을 좀 더 예뻐해 주자.라는 취지에서 용기를 얻게 되었던 책입니다. 비슷한 스타일의 책을 찾아 용기를 얻는것도 좋은 방법 입니다.

 

결국 글쓰기는 나-

 글쓰기에 요령을 참고하고 , 글쓰기 강의와 많은 책을 읽어가며 도움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나의 '취향, 스타일'을 잃지는 말자는 교훈도 얻었습니다. 결국은 글은 그 사람을 닮아 갑니다. 각자의 인생이 다르고 살아온 날들이 글에 반영됩니다. 아마도 좋은 사람의 글이 좋은 이유도 그것일 것입니다. 글을 잘 쓰고자 노력할 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이유 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독자들 또한 더 많은 인생을 살아보기 위해 책을 펼쳐 봅니다. 당신의 소중한 스타일과 이야기를 놓지 말고 일단 그대로 써보시길 추천합니다. 이후에 전달 방법이 부족함을 느끼신 다면 소통을 위한 글쓰기 방법들을 익혀 고쳐 나가시면 됩니다. 그리고 난 후 에는 더이상 매몰당하지 않고 한가지 주제라는 한계에 집중해 볼만 한 시기가 자연스례 찾아 오는것 같습니다.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의 저자 신영준 박사님께서 <졸업 선물>을 출간하실 당시는 그저 주위 사람들과 나누고자 쓰셨던 글이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힘을 빼고 쓰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글에 많은 졸업자들이 공감했고, 그 글을 선물로 받은 사람들이 꽤 많았던 것 같습니다.

 자기 개발서와 에세이 중 상당 부분에서 힘을 빼라는 말들을 들었습니다. 지금 에세이 쓰기를 시작한 당신에게 그리 크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주제를 가지고도 한 가지 책의 기획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서브 잡의 힘 > - 부제- '힘 빼고 성공한 자들의 이야기'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이미 이런 기획은 나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현재의 일에 집중하며 취미로 힘을 빼고 쓴 글이나 사업으로 성공한 사례들이 많습니다. 와이파이를 만든 사람은 헤디 라머라는 배우였고, 페이스북을 만든 사람은 다들 알고 계시는 그분이셨고 학생 신분이었습니다.


 고통 , 두려움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준비운동 없이 뛰어든 사람이라고 합니다. 제가 과거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시기를 통해 또 이렇게 깨닫게 되니 인생에 버릴 시기는 적어도 글쓰기에 있어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인생을 걸지 말라' 라는 글귀가 제가 글쓰기에 매몰될 당시와 닿았습니다. 결국은 내가 쓰고자 하는 에세이란 습성이 좋은 글을 쓰자는 것이지 어떤 기획에 의해 글이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굳혀집니다.

아래는 제가 좋아하는 명언들입니다.


젊음을 바쳐 얻어야 할 것은 없다.
젊음을 절대 뭔가에 바치지 마라.
젊은 날을 잃는 건 모든 날을 잃는 것이다.
'느긋해져라.'
사랑하고 즐겨야 삶에 좋은 것을 남길 수 있다.
그리고 좋은 것은 반드시 남는다.
당신 자신이 되어라, 다른 사람은 모두 이미 누군가가 차지했다.


 세계적인 배우 벤 스틸러(Ben Stiller) , 에스콰이아 칼럼니스트 칼 퍼스먼(Cal Fussman)

오스카 와일드 (Oscar Wilde)


그럼, 당신의 인생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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