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2024년의 끝자락에 서 있어. 지금까지 내가 나에게 무언갈 남겨야겠다는 생각은 못했었는데...
조금은 설레고, 조금은 두려운 마음으로 이 편지를 쓰고 있어. 지금 나는 이런저런 고민과 기대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아마 1년 후의 너도 그랬겠지?
올해 내가 세운 목표들. 큰 꿈이든 작은 소망이든, 그중 몇 가지는 이뤘을까? 아니면 예상치 못한 다른 길을 걷고 있을 수도 있겠네.
우선 올해 내가 이룬 것들에 대해 칭찬하고 싶어. 학원을 개원하고 2년여 만에 최초 받을 수 있는 '우수 운영점'에 선정이 되었지. 참 기뻤어. 상을 받는 의미보다는 내가 가려고 하는 길이 과연 나에게 맞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성장기의 어린아이 마냥 늘 궁금했었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공을 들인 것의 결과가 눈앞에 보여 그것이 가장 행복했어. 우선은 내가 틀리지 않았고 '잘하고 있다'는 조금의 우쭐함도 느낄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내가 이 글을 쓸 수 있게 된 사건!! 브런치 작가에 도전 그리고 합격!! 사실 브런치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알지도 못했고 우연히 인스타그램 DM으로 알게 된 브런지 작가 되기 과정에 고민 고민하다가 함께 하게 되었는데... 합격을 했고 '작가님'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것! 나의 인생이력에 '브런치 작가'를 더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칭찬하고 싶어. 사실 작가합격 하고는 그 타이틀에 만족하려고 했었는데... 그냥 우리 학원 아이들에게 "사실 선생님이 작! 가! 거든? 여기 네가 읽는 책에 보면 작가 000라고 쓰여있지? 선생님도 그런 작가야!"라고 그렇게만 말하고 싶었는데....
우리 동기님들을 만나(아름답고 디올보다 빛나는 우리 동기님들) 오늘까지 읽고 쓰고 거기에 운동인증을 하는 그것도 매일 하고 있는 40년 넘게 살아온 내가 어디로 사라진 거 아닌가 싶게 다른 세상을 살게 되었지. 사실 이것이 상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칭찬해 주고 싶어.
40살이라는 나이가 되면 사실 인생의 많은 것이 거의 결정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부도 명예도 직업도. 그런데 왜 지금 나는 아직도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는 걸까? 하고 싶은 게 더 많은 걸까? 나를 더 알고 싶은 걸까? 이 모든 것이 브런치 작가가 되고 생각의 물꼬가 열리기 시작한 것 같아. 그래서 어쩌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것보다 살아갈 남은 인생에 대해 조금 더 진중하게 고민할 수 있는 내가 된 것이 참 대견하다.
그리고 올해 가장 스스로 반성해야 하는 것. 건강을 상당히 많이 잃었다는 것. 항상 눈코뜰사이 없다는 핑계로 나에게 너무 소홀했어. 막 문을 연 학원이 자리 잡아야 한다는 이유로, 엄마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잔소리를 해야 사람 하나 만든다는 이유로 마음의 여유가 하나도 없이 매일을 살았다는 것. 그래서 결국 응급차에 실려가기를 두어 번, 이유 없는 오한과 호흡곤란. 결정적으로 혈압약을 먹어야 하는 모든 균형이 깨진 그런 나를 만들었다는 것. 이것은 정말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 해. 결국 나의 몸을 정신을 갉아먹은 사람도 '나 자신' 이니까.
내일의 나는 딱 두 가지만 열심히 하자!
하나, 지금처럼 읽고 쓰고 운동하는 삶을 어떻게든 이어가기.
둘, 멋지고 아름다운 몸을 욕심 내지 말고 마음 깊숙이 평화를 찾고 건강한 육체를 만들기.
나도 몰랐잖니?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 삶을 꿈꿀 수 있을지, 하루에도 수백 개의 글이 오르락하는 '카카오 톡'의 일원으로 살아갈지. 이 모든 것은 내가 몸 튼튼 마음 튼튼해야 다 할 수 있는 것이야.
그리고 혹시 힘든 일이 있었다면, 너무 자신을 탓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그저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거야. 그 순간을 버텨낸 너를 난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주변의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도 많이 하고, 스스로에게도 자주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내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공부 이야기 말고 엄마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더 많은 지혜를 알려주었으면 좋겠어. 너를 이루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더 많이 사랑하며 지냈으면 좋겠어.
2025년의 내가 이 편지를 읽고 미소 지을 수 있기를 바라. 1년 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