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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Dec 12. 2024

점심을 먹으며 몽골친구와 나눈 계엄령 이야기

무엇이 정의인지 우리는 안다

점심에 적십자클럽에서 활동중인 몽골친구 Anu를 집에 초대했다. 금방 한 따끈한 밥에 레토르트 카레, 대단한 음식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점심을 나누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어렸을적 꿈 이야기, 기차타고 가야 한다는 Anu의 고향 이야기, 웃긴 교수님 얘기, 미래의 꿈에 대한 이야기들...


Anu 는 적십자클럽에서 부모들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시설에 위탁되어 자라는 아동들을 정기적으로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대학생일 때 나도, '꾸러기방' 이라는 동아리에서 SOS어린이 마을에 위탁되어 살아가는 아이들의 공부방 선생님 봉사를 했었기 때문에 Anu와 공감대가 있다. Anu 는 의사가 되어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돌아와 몽골의 의료수준을 더 높이고 싶다고 했다. 사명감 넘치는 꿈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계엄령에 관한 질문을 받게 됐다.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니 당혹스러웠지만, 기민하게 대응한 야당의 국회의원들과, 시민들의 성숙한 시위, 그리고 한국의 국제정세 등으로 대통령이 평화를 우선적으로 감안하지 못한 것은 무척 잘못된 일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Anu 역시 몽골의 정치인들이 하는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행태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는 둘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우리가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를 위해서, 혹은 세상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미래에 어떤 일이 어떻게 펼쳐질지, 우리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무엇이 옳은지를 알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정의이고 상식인 사회를 우리 모두가 원한다. Anu 가 돌아가고 나서, Anu 의 미래를 위해 기도하고, 또 우리의 미래가 보다 건강해지기를 기원했다.


어쨌거나, 내일은 또 Gastrointerstinal practice 시험이 있고, 50개 에 달하는 문제들에 대한 답을 외우고 또 외운다. 중요한 것이 지켜지고, 또 여러가지가 변하는 가운데, 시간은 참 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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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lunchtime, I invited my Mongolian friend Anu, who is active in the Red Cross Club, to my house. We shared a simple meal of freshly cooked rice and instant curry—nothing grand—but it set the stage for a wonderful conversation. We talked about our childhood dreams, Anu’s hometown that can only be reached by train, amusing stories about professors, and our aspirations for the future.


Anu is involved in a Red Cross initiative, regularly caring for children placed in facilities due to their parents' harsh circumstances. During my college years, I also volunteered as a study room tutor for children living in SOS Children's Villages through a club called “Kkureogi Bang.” This shared experience gave us a sense of mutual understanding. Anu shared her dream of becoming a doctor, pursuing a PhD abroad, and returning to elevate Mongolia's medical standards—a deeply mission-driven ambition.


As our conversation flowed, Anu asked me about martial law, a question that brought a moment of hesitation. I navigated the topic carefully, sharing my thoughts on how the president's failure to prioritize peace was a grave mistake. I highlighted the quick response of opposition lawmakers, the maturity of the citizen protests, and Korea's complex international situation. Anu, in turn, shared her frustrations about the unjust practices of Mongolian politicians. We both recognized what was wrong and reflected on what we must do—not just for ourselves, but for the world—to live rightly and justly.


No one knows what the future holds, but we agreed on the importance of knowing what is right and acting upon it. After Anu left, I found myself praying for her bright future and hoping for a healthier tomorrow for all of us.


Meanwhile, I must return to my studies, with tomorrow bringing a Gastrointestinal Practice exam and 50 questions to memorize and master. Life moves quickly, filled with things to protect and changes to navigate. How time fl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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