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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엔 Nov 16. 2021

로컬, 감각, 계절을 키워드로 한 도서 추천

글 / 권현지

[강원도의 감각 02 - 공감각적인 책 읽기, 이런 책은 어떠세요?] 코너에 기고한 독서교육전문가 권현지 님의 책 소개 글을 소개합니다. 권현지 님은 동아대학교 일반대학원 한국어문학과 독서학 전공 박사과정생으로,

책방과 카페, 도서관에서 책으로 사람들을 만납니다.



시와 산책 / 한정원, 시간의 흐름, 2020.



계절을 온몸으로 감각할 수 있는 방법은 단연코 산책일 것이다. 여기에 인식을 감각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인 시詩가 더해지면 어떨까. 커피와 담배, 담배와 영화, 영화와 시에 이어 ‘시와 산책’을 조합한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네 번째 책. 시를 공부한 저자가 인도하는 산책의 순간마다 나만의 시공간과 계절을 듬뿍 느낄 수 있을 터다. 응축된 의미가 넘쳐흐르는 보석 같은 말들의 향연 속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던 적확한 언어를 골라내는 것은 덤.          




모든 것은 노래한다: 이야기하는 지도들 / 데니스 우드, 정은주 옮김, 프로파간다, 2015. 



미국 어느 작은 마을, 보일런하이츠의 지도책. 지리학계의 혁신가인 저자는 지도란 객관적인 자료를 표기한 것이라는 전통적인 개념을 뒤흔든다. 지도책은 서사이자 텍스트라서 시나 소설처럼 기호학적 체계를 구축한다고 보기에, 이 책에서 마을의 지도는 소리, 색깔, 나무의 종류, 라디오 전파, 우체부 경로 등, ‘쓸데없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노래한다. 애초에 한정판으로 제작했기에, 국내에 번역된 책도 진작에 절판된 점은 책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전국축제자랑: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 / 김혼비, 박태하, 민음사, 2021.



소설가 부부가 쓴 본격 국내 지역 축제 탐방기. 충북 음성, 전북 완주, 경남 산청... 두 저자는 웬만해선 가볼 일 없는 곳을 고집스레 찾아다니며, ‘K스러움’을 발굴해낸다. 내가 생각하는 축제란 무엇인가. 그들의 신명나는 발걸음을 깔깔거리며 따라가다 보면 결국 우리네 삶을 돌아보게 된다는 걸, 진하고 뭉클하게 느낄 수 있다. 미국에 빌 브라이슨이 있다면 한국엔 김혼비와 박태하가 있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 김영갑 글, 사진, 휴먼앤북스, 2013.


 

사진가 김영갑의 사진 에세이집. 우리는 눈을 통해 빛을 감각하고 공간을 가늠한다. 사진기는 눈을 연장한 것이요, 사진은 눈과도 같은 렌즈에 시공간을 담아낸 결과물이다. 20년간 제주도 중산간 마을의 풍광만 찍던 저자. 혈혈단신으로 제주의 사람과 바람과 갈대와 달을 찍던 저자. 필름이 떨어지면 막노동을 했던 저자. 진실로 제주를 사랑했던 그가 2005년 루게릭병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기록한 삶과 작품, 투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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