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지만 자폐를 가진 우영우 변호사를 시니어인 정명석 변호사는 탐탁치 않아합니다.
자폐인 우영우 변호사를 탐탁해하지 않는 정명석 변호사
그래서 대표에게 찾아가 사건 하나를 맡기고, 그 모습을 지켜본 뒤 내보낼지 말지를 결정하자고 하죠. 대표는 이를 받아들였고, 정명석 변호사는 우영우 변호사에게 간단한 사건 하나를 맡깁니다.
우영우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겨 보고 나서 내보내겠다고 하는 정명석 변호사
해당사건은 치매인 남편을 부부싸움으로 다치게 한 아내에 대한 사건입니다. 아내인 할머니는 살인미수 혐의를 받았지만 검찰은 이 사건을 불구속 수사로 진행합니다. 이렇게 되면 관례상 이 사건은 집행유예가 나오게 됩니다. 그 동안의 판례를 보더라도 그렇게 된다고 정명석 변호사는 생각했고, 상대적으로 쉬운 사건이기에 이 재판을 신입인 우영우 변호사에게 맡긴 것이죠.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는 사건을 우영우 변호사에게 맡기는 정명석 변호사
하지만 우영우 변호사는 이를 그동안의 관례의 테두리 안에서만 생각하지 않고 다른 시각으로 보았습니다. 할머니의 현재 생계 수입원이 모두 남편에게로 비롯된다는 점, 그리고 민법 1004조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 그 배우자 또는 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는 자는 상속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사건을 본 것입니다. 즉 우영우 변호사는 의뢰인인 할머니의 이후의 삶까지 고려한 것이죠.
민법 1004조를 근거로 살인미수가 아닌 상해죄로 집행 유예를 받겠다는 우영우 변호사
같은 사건이지만, 다른 프레임으로 보았고, 결국 다른 결론이 난 것이죠. 정명석 변호사는 형법의 테두리 안에서, 그리고 기존 관례의 테두리 안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우영우 변호사는 형법과 더불어 민법의 테두리까지 포함, 더 나아가 자신이 변호해야 할 의뢰인인 할머니의 삶까지 고려하여 이 사건을 바라보았습니다.
같은 상황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장면을 통해 우리는 프레임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도식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우영우 변호사와 정명석 변호사의 프레임의 차이.
정명석 변호사는 형법이라는 틀, 그리고 검사가 이 사건을 불구속 사건으로 다루었다는 것으로 사건을 바라보았습니다. 이에 반해 우영우 변호사는 민법과 의뢰인의 이후의 삶까지도 틀에 넣어 사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분명 이 두 사람은 같은 사건을 보고 있지만 다른 틀로 보았고, 다른 생각을 하며 다른 결론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같은 사건을 두고 다른 결론을 내리는 두 사람의 차이는 바로 프레임의 차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프레임(frame)은 바로 생각의 틀, 인식의 틀을 뜻합니다. 이 프레임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사람은 이런 프레임을 각자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사건에 대해서 올바른 프레임을 올바른 방법으로 적용할 때, 우리의 삶의 가능성이 확장되고 선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우영우 변호사가 맨 처음 맡았던 사건처럼 말이죠.
프레임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점은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팬데믹이 진행되는 동안 마스크를 쓰는 문제도 프레임에 따라 의견이 갈렸습니다. 공공보건 의료의 측면의 프레임을 사용하는 사람은 당연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개인의 자유의 중요성을 프레임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마스크를 쓰는 것은 자유에 맡겨야 한다고 말하죠.
프레임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프레임을 사용하며, 다양한 사건과 현상에 대해 프레임을 적용하여 바라보고 판단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들은 프레임을 왜 사용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프레임이 현실을 단순화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프레임을 사용하여 가장 중요한 측면을 파악하고, 다른 부분은 필터로 걸러버립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삶의 복합적이고 복잡한 모든 측면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뇌의 과부하를 막아주는 역할을 프레임이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프레임의 중요하고 필요한 것만을 선택해 뇌의 과부하를 막아준다.
프레임이 잘 작동하면 그 프레임은 우리가 본질적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에 신경을 쓰지 않게 해줍니다. 그로인해 프레임은 선택지 탐색을 쉽고, 빠르게 이루어지게 해줍니다. 세상을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떻게 행동할 수 있는지를 간결하게 만들고, 확고히 해주며, 확대해줍니다.
또 나아가 프레임은 하나의 경험을 학습하고 일반적인 규칙을 찾아내서 다른 상황을 적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쉽게 말해 프레임은 관찰하지 않은 것, 심지어는 관찰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게 해줍니다.
프레임은 우리 인간에게 ‘만약에 그렇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져서 여러 가지 결정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예측할 수 있게 해줍니다. 더 쉽게 말하자면 프레임을 통해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미래를 예측한 결과를 두고 현재의 선택, 행동의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프레임의 이러한 점들 때문에 우리는 어떤 문제가 있을 때, 혹은 문제가 예견될 때 프레임을 이용해 해결책을 낼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는 프레임을 통해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프레임이란 문제를 정의 내리고, 여러 데이터를 선별해 여러 문제 해결방식에 대해 진단하고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는 그 어떤 지구상의 생물도 갖지 못하는 능력이며, 인간과 유전자가 거의 같다는 침팬지도 가지지 못하는 능력입니다. 또한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하더라도 가질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 바로 프레임입니다.
요즘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이 내용은 [프레임의 힘]이라는 도서의 내용입니다. 원제는 [프레이머(Framers)]로서 프레이머란 프레임을 만들어가는 사람을 말합니다.
우영우 변호사는 살인미수 사건을 색다른 프레임으로 바라보고 판단해 사건을 풀어갑니다. 우영우 변호사의 프레임은 결국 정명석 변호사의 프레임도 바꾸어버리죠. 우영우 변호사는 프레이머로서 하나의 사건에 대해 더 나은 선택을 해나간 것입니다.
우리는 기존의 프레임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프레임을 통해 새로운 해결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즉 새로운 프레임을 통해 더 나은 결정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프레임의 힘]은 이야기합니다.
[프레임의 힘]의 내용에서는 많은 프레이머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천동설에서 지동설의 생각을 바꾸어낸 코페르니쿠스의 프레임에서부터 라이트 형제의 프레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프레임 등. 그들의 프레임은 세상을 바꾸었고, 큰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우영우 변호사의 프레임에 바로 수긍하고 그것을 받아들인 정명석 변호사를 주목하고 싶습니다. 당연히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는 프레이머의 모습을 보여준 우영우 변호사의 모습을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하지만 시니어로서 가질 수 있는 자신만의 프레임을 고수하지 않고 유연하게 새로운 프레임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지닌 정명석 변호사의 모습 또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 알려준다고 생각합니다.
우영우 변호사의 이야기를 수긍하고 받아들이고, 그 동안 편견을 갖고 우영우 변호사를 대했던 것을사과하는 모습까지 보이는 정명석 변호사의 모습. 이 모습에서도 우리는 배울점이 있다.
이상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책을 직접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재밌게 내용을 보셨다면 좋아요와 구독을 부탁드립니다. 저에게 큰 힘이되며 주신 힘으로 더 좋은 영상 만들어오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책을 리뷰하는 남자, 책리남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