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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리남 Aug 18. 2022

옳고 그름, 윤리의 절대적인 기준은 존재하는 것일까?

[무엇이 옳은가]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Qhdgn6sdoec




              서론            


1990년 대 초만 하더라도 버스에서는 흡연이 가능했습니다. 심지어 버스 좌석에는 재떨이도 있었죠. 그래서 사람들은 자유롭게 버스에서 흡연을 했고, 비흡연자인 사람들도 버스에서 누군가 담배를 피더라도 손만 휘 저을 뿐, 뭐라고 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누군가 버스좌석에서 담배를 피운다면 비난을 받을 뿐만 아니라 보건법에 의해 제재를 당하게 됩니다. 1995년 국민건강 증진법 제정에 따라 금연구역 지정 등 흡연을 규제하는 본격적인 금연 정책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2. 윤리&옳고 그름의 기준의 변화


이런 흡연의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문제의 옳고 그름. 그것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그 기준을 정의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논의가 존재합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확신에 차서 말합니다. 자신은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옳고 그름을 학교에나 광장에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커피숍에서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몇 십 년 후, 아니 몇 년 후만 보더라도 그 주장은 가끔 부끄러운 주장이 될 때가 있습니다. 그때 당시는 옳았다고 여겼던 것들도 시간이 흘러 옳은 것이 아니게 되는 것이지요. 이것은 한 개인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회에서든 구성원 대부분이 윤리적이고 옳다고 여겼던 것들도 불과 몇 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말은 곧 오늘날의 보편적 규범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라 해도 미래의 어떤 시점에 가서는 그 행동 때문에 가혹한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앞서 이야기했던 버스에서 흡연하는 것은 19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누군가 버스에서 담배를 피우게 된다면, 이는 뉴스기사거리가 되고, 그 사람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으며 법의 제재를 받게 됩니다.


이전만 하더라도 흡연은 비난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금연구역이 많이 지정되었고, 금연구역에서의 흡연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게 된다.


이처럼 옳고 그름, 윤리라는 것은 변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옳고 그름이라는 것에 “절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니,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옳고 그름은 변한다’라는 절대적 성질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올바르고 윤리적이며 표준이라 여기는 것들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중입니다.



3. 윤리 기준의 변화의 원인-기술


그렇다면 이 옳고 그름의 기준, 윤리의 기준을 바꾸는 것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바로 “기술”입니다. 기술은 옳고 그름에 대한 우리의 관념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대안들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아까 이야기했던 버스에서의 금연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흡연은 서기 7세기경 마야문명에서 기록이 발견되었습니다. 최소 그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이들이 담배를 피워 왔다는 거죠. 그리고 흡연이 건강을 해친다거나, 누군가에게 해를 끼친다는 인식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1964년 미국 공중위생국장으로 일하던 루터 테리는 인류의 오랜 흡연 역사에 이의를 제기하는 [흡연과 건강]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는 흡연이 폐암과 만성 기관지염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심혈관 질환, 각종 암 등 다른 질환의 원인도 될 수 있다고 명시하였습니다. 그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금연정책이 시작되었고, 점차 금연의 영역은 넓어져가기 시작했습니다.


[흡연과 건강] 보고서를 들고 있는 루터 테리


이 연구보고서는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일까요? 의학기술의 발달이 없었으면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의학기술의 발달은 건강과 흡연을 연결시키고 흡연이 폐암이나 만성 기관지염,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직접적인 흡연뿐만이 아니라 간접흡연 역시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 연구되었고, 금연의 영역은 더 확장 되었습니다.


결국 의학기술의 발전은 흡연과 건강을 연결시켰습니다. 또한 간접흡연이 안 좋은 것이라는 알게 하여 결국 흡연이라는 행위가 다른 누군가, 즉 비흡연자에게는 피해를 줄 수 있는 행위가 된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입니다.


그 결과 여러 장소에서 금연을 해야 한다는 법이 제정되었습니다. 그렇게 오늘날의 우리는 버스에서의 흡연이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라는 것을 더 정확하고 명확하게 인식하게 된 것이죠.


결국 기술의 발전이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를, 윤리의 인식을 바꾸게 한 것입니다.



4. 옳고 그름의 기준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


버스에서 금연의 내용을 예시로 들었지만 해당 내용의 중심적인 생각은 후안 엔리케스의 책 [무엇이 옳은가]에서 나왔습니다. 후안 엔리케스는 윤리의 기준이라는 것은 절대적이지 않으며, 그 기준이 기술의 발전에 따라 계속 변화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보편적이고 모두가 옳다고 여기는 윤리적인 판단과 기준이,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비난 받을 수 있는 판단과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책 전체에 걸쳐 그와 같은 예시들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현재 노예제도가 있다면 그것에 대해 비난할 겁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노예제도가 당연한 것이었고, 그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현대의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행하는 일들이 후세의 자손에게는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옳은가]에서는 이런 생각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생명과학의 발전에 따른 생명윤리의 변화, 사회적 시스템의 문제, 부의 분배의 문제, SNS가 남기는 문제, 난민의 문제, 성소수자의 문제, 미국 의료비의 문제, 교육의 공정성, 일회용품의 사용 등등에 대해서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기술의 발전은 이런 여러 문제들에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절대적인 윤리 기준, 절대적인 옳고 그름의 기준은 없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입니다.


후안 엔리케스


그렇다면, 어차피 변할 윤리 기준이라면 유지하고 고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후안 엔리케스는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려고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며 이 책으로 인해 윤리에 대해 독자들이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친구들과 적들을 상대로 질문을 던지고 토론을 하길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그는 옳고 그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들을 계속 고민하면서 경청, 학습, 토론, 판단을 통해 자신이 지닌 윤리를 의심하고, 고집하는 태도를 버리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누군가와 의견이 다를 때는 상대에게 그 이유를 물을 수 있는 태도를 지니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결국 우리에게 절대적인 기준을 가지지 말 것을 요구하며, 겸손하고 겸허한 태도로 다른 이의 의견도 경청하며 자신의 주장을 말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에 작가는 노예제도와 관련해 미국 내 여론이 극명하게 양분되었던 그때, 링컨의 말을 인용하며 이러한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말합니다.


만일 A라는 사람이 자기에겐 B를 노예로 삼을 권리가 있음을 입증한다면, 거꾸로 B 역시 자신이 A를 노예로 삼을 수 있음을 입증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럼 당신은 ‘A는 백인이고 B는 흑인’이라는 반박을 할 수 있다. 요컨대 피부색이 기준이라는 뜻에서 말이다.


그렇다면 피부색이 옅은 사람에겐 자기보다 피부색이 진한 사람을 노예로 삼을 권리가 있다는 걸까? 그렇다면 당신도 조심해야 한다. 이 규칙에 따르면 당신보다 피부색이 옅은 사람을 만나는 순간 당신 역시 그 사람의 노예가 될 테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피부색이 기준인 건 아니라고? 그러니까 당신이 하고자 하는 말은 ‘백인은 흑인 보다 지능이 우수하다’는 것인가? 그래서 백인에겐 흑인을 노예로 삼을 권리가 있다고? 그렇다면 이것 또한 조심해야 한다. 이 규칙에 따르면 당신은 당시보다 지능이 우수한 사람을 만나는 순간 그 사람의 노예가 될 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또 당신은 이것이 ‘이익 실현’의 문제라고 말한다. 이익을 실현할 수 있으면 다른 사람을 노예로 삼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럴듯한 말이긴 하나, 이는 다른 누군가도 당신을 노예로 삼아 이익을 실현할 권리를 가진다는 뜻이다.

링컨은 토론 태도는 인터넷과 SNS댓글의 원색적인 비난과는 사뭇 다르다


후안 엔리케스는 이러한 태도가 트위터 댓글로 “더럽고 사악한 인종주의자야”라고 적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더 우아하고 겸손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이죠.


윤리는 우리가 배우고 적응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변화합니다. 모든 사람이 동시에 각성해서 올바른 존재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여러 가지 가치를 놓고 판단할 때, 수수함, 관대함, 공감, 공손함, 겸손함, 연민, 예의 바름, 진실함 등의 여러 핵심 원리를 가운데 놓고 판단해야합니다.


이것들이 우리가 윤리적이기 위해, 즉 조금이나마 더 ‘올바르기’위해 궁극적으로 발견해야 하는 덕목임과 동시에 우리의 인간성과 시민사회를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가치들입니다.


이상 리뷰를 마칩니다. 영상을 보시고 도움이 되셨다면 좋아요와 구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저에게 큰 힘이 되며 주신 힘으로 더 좋은 영상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책을 리뷰하는 남자 책리남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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