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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노 Mar 20. 2017

꽃 한 송이가 전해 온 봄 소식

「코를 킁킁」- 글 루스크라우스, 그림 마크 사이먼트.


  "꽃이다, 민들레 꽃이다."

  아이와 손잡고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무심결에 지나던 시선 끝에 모퉁이에 피어난 노란색 민들레를 발견했다.


  "세령아, 이리 와봐. 꽃 피었어. 올해 처음 만난 꽃이야." 
 아이는 호들갑을 떠는 엄마 옆에 쪼그려 앉아 한참 같이 민들레 꽃 구경을 했다.

  "우리 산책하러 가자. 거기 나무들 새싹 났을거 같아. 어떻게 변했나 보러 가자."
 내친김에 겨우내 한동안 발길을 끊었던 공원 산책길로 향했다. 아쉽게도 아직 기대했던 새싹은 올라오지 않았다.


  "오늘 엄만 이 책 보고 싶어."

 그 날 저녁, 내가 빼어 든 책을 보고 아이는  이유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새하얗게 덮인 눈 속에서 동물들이 잠자고 있다. 고요하다. 갑자기 코를 킁킁, 잠자던 들쥐들도, 곰들도, 달팽이, 다람쥐, 마르모트들도 모두 코를 킁킁거리며 눈을 뜬다.  

  모두들 달리기 시작한다.고요하던 숲이 소란스럽다. 어디로 가는걸까. 한 곳에 모여든 동물들은 신나게 춤을 춘다.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새하얀 눈 위로 꽃이 피었다. 노란 꽃이. 봄이 머지 않았다. 동면에 들었던 동물들을 깨운 건 바로 곧 봄이 올거라는 기쁜 소식이다.


  각 장면마다 모두가 잠든 숲 속의 고요함부터 부스럭 부스럭 생명이 깨어나는 소리, 깨어난 동물들의 역동적인 기쁨과 설렘의 소리들리는 듯하다.


  "엄마, 우리도 오늘 노란 꽃 봤잖아."
  " 맞아 이제 곧 봄이 올거야. 봄이 오면 산책길 나무에도 이제 새싹이 돋아날거고, 여기저기 꽃도 엄청 많이 필거야. 우리 맨날 산책길 구경 다니자."


  민들레를 발견하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정말로 날이 완전히 포근해졌다. 두터운 겨울옷은 더 이상 꺼낼 일이 없을 것 같다. 봄맞이 준비를 해야겠다. 이번 겨울을 지나며 부쩍 더 커버린 아이와 쏘다녀야지.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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