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야 이 기물과의 인연이 여기까지임을 알게 되었다.
어느 날, 한 손님이 저 안쪽에 있는 것을 구매할 수 있을지 물었다. 그가 가리킨 것은 푸른 난이 그려진 팔각 화병. 오래전 네덜란드에서 일본의 동양란 패턴을 모방하여 화병에 전사하였다는 이 기물은 꽤 재미난 콜렉션 중 하나이다.
「음 말씀하신 콜렉션은 오늘 가져가시기 어렵습니다.」
사실은 내가 조금 더 오래 보려고 안쪽에 들여놓은 물건이다. 그는 화병을 한참 쳐다보더니 다시 오겠노라 말하며 돌아갔다.
그로부터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어제 한 손님이 다시 팔각 화병을 가리켰다.
「저 화병 이제 가져갈 수 있을까요?」
나는 그가 지난날의 그 손님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내가 바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우물거리자, 그는 여름 홍차를 하나 주문하며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제야 나는 이 기물과의 인연이 여기까지임을 알게 되었다.
- 2019년 7월 13일, 서울콜렉터에서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