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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ddie Journey Mercury Aug 02. 2019

3. 고대 문화유산의 보고 파키스탄(1)

파키스탄 안의 숨은 힌두교 성지 '카타스 라즈 사원'

간다라 문명의 발원지인 파키스탄은 다른 어느 나라의 유적들과는 색다른 고대 유적지로 가득한 나라이다. 아직 외국 여행자들의 방문이 많지 않은 나라이다 보니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조금만 노력을 하면 전 세계 어디서도 보기 힘든 색다른 문화 유적들을 한적하게 구경할 수 있다. 아직 유적을 보존하고 복원하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많기는 하지만....파키스탄을 여행할 예정이라면 카타스 라즈 사원(Katas Raj Temple), 탁실라(Taxila), 마르단(Mardan) 이 세 곳은 꼭 들려보기를 추천한다. 라호르에서 파키스탄 여행을 시작했다면 먼저 라호르에서 가까운 카타스 라즈 사원부터 들러보자.


# 파키스탄은 간다라 문명을 비롯해 보존 가치가 높은 유적들을 매우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은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그것들을 복원하고 보존할 수 있는 국가적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많은 유적지들이 파괴된 채로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 큰 아쉬움을 준다. 

 



1. 이슬람 국가 파키스탄에 숨은 힌두교 성지 카타스 라즈 사원


사실 카타스 라즈 사원을 가면서도 내가 지금 어디를 가고 있는 건지 잘 몰랐다. 파키스탄을 함께 여행한 Yann은 독일에서 고고학을 박사 과정까지 전공한 고고학도였다. Yann은 고고학에 무지한 나에게 파키스탄의 여러 문화유적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해주었고, 나 혼자였다면 가지 않았을 많은 곳을 데리고 가주었다. 그중에 한 곳이 바로 카타스 라즈 사원이다.


힌두교는 파키스탄의 적대국인 인도의 종교다.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에 힌두교 성지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파키스탄에 힌두교의 중요한 성지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카타스 라즈 사원이다. 카타스 라즈는 라호르와 이슬라마바드의 중간에 위치한 아주 작은 마을이다. 그곳에 바로 아름다운 힌두교 사원 카타스 라즈 사원이 있다.


# 카타스 라즈 사원은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서 그 자체로도 매우 아름다운 사원이다.  


2. 시바신의 눈물, 카타스 라즈 사원


카타스 라즈 사원은 작지만 아름다운 연못을 주위로 힌두 양식의 여러 사원 건물들이 지어진 아름다운 곳이다. 이 연못은 힌두교의 중요한 신 중 한 명인 시바(Shiva)가 그의 아내인 사티(Sati)의 죽음에 슬퍼 흘린 눈물이 떨어져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있다. 힌두교 전승에는 시바의 눈물이 떨어져 만들어진 사원이 두 군데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한 군데는 인도의 푸쉬카르(Pushkar)에 있고, 다른 하나가 바로 이 카타스 라즈 사원이다. 


# 카타스 라즈 사원의 연못에는 다이빙을 하며 즐기는 파키스탄 젊은이들도 있다. 카타스 라즈 사원의 연못은 깊이가 20ft 이상이 될 정도로 깊다. 


카타스 라즈 사원은 아직 외국 여행자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외국인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작은 시골 마을 카타스 라즈에 머무는 동안 이 동네의 모든 주민이 우리를 보기 위해 몰려오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우리는 신기한 존재로 여겨졌다. 숙소에서 늦은 아침에 일어나 밖으로 나가보니 숙소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우리와 사진을 찍고 싶어 모여든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영어를 아예 할 줄 모르는 카타스 라즈 사람들과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표정에서 숙박함 그 자체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일일이 사진을 함께 찍어 주는 일이 그리 귀찮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카타스 라즈 사원은 그 자체로도 힌두교의 중요 성지이지만, 그것을 떠나서 그 자체로 매우 아름다운 사원이다. 거기에 이슬람교 국가의 한복판에서 만나는 힌두교 성지는 뭔가 더욱 특별한 기분을 들게 하니 라호르에서 이슬라마바드로 이동을 하는 여행자라면 하루 정도 시간을 내어 꼭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How to Get! 카타스 라즈는 정말 작은 시골 동네다. 라호르에서 카타스 라즈까지 바로 가는 교통편은 없다. 라호르에서 이슬라마바드로 가는 M2 Motorway의 중간에 있는 도시인 Kallar Kahar까지 이동 후에 거기서 카타스 라즈로 가는 교통편으로 갈아타야 한다. 라호르의 Niazi Bus Terminal에 가면 Kallar Kahar까지 가는 버스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부분 이슬라마바드까지 가는 버스가 중간에 Kallar Kahar에서 사람들을 내려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버스는 Kallar Kahar 마을까지 들어가지 않고, 근처의 M2 Motorway 휴게소에서 내려준다. 거기서 내린 뒤 걸어서 마을로 나가는 톨게이트까지 걸어간 뒤에서 거기서 마을에서 출발해 카타스 라즈로 가는 버스 혹은 합승밴을 잡아서 타고 이동하면 된다. 돈을 조금 더 지불하고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하고 싶다면 톨게이트 주변에 택시도 많이 대기하고 있으니 택시를 잡아서 타고 가면 된다. 라호르에서 Kallar Kahar로 가는 버스는 500루피를 줬고, 다시 카타스 라즈로 가는 로컬 버스는 100루피에 탔다. 


Where to stay! 카타스 라즈에는 숙박 시설이 딱 하나 있다. 카타스 라즈 사원 안에 Youth Hostel이 하나 있는데, 구릉 정상에 있어서 경치도 좋고 하루 이틀 머물기에 딱 좋다. 가격은 500-1000루피 사이에 협상에서 지불하면 된다. 다만 직원들이 영어를 할 줄 모른다는 단점이 있다. 근처에 식당도 따로 없어서 Choa Saidan Shah에서 해결하든지 아니면 먹을 것을 사와야 한다. 사원 앞에 매점이 있기는 하지만 먹을만한 음식은 그리 많지 않다. 


Important! 외국인이 카타스 라즈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경찰서에서 미리 여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가 없으면 카타스 라즈 사원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경찰서는 카타스 라즈 옆에 있는 타운인 Choa Saidan Shah에 있다. 버스 혹은 택시를 탔다면 카타스 라즈에서 내리지 말고 Choa Saidan Shah까지 먼저 가서 경찰서에서 허가를 받고 다시 카타스 라즈로 릭샤를 타고 오면 된다. 카타스 라즈에서 Choa Saidan Shah를 다니는 릭샤는 합승을 하는 형식인데, 1인당 20루피였다.


# Kallar Kahar에서 카타스 라즈까지 타고 이동했던 로컬 버스. 파키스탄의 명물 중 하나인 형형색색의 버스를 타고 로컬 사람들 틈에 껴서 카타스 라즈까지 이동했다. 파키스탄을 여행한다면 이 버스를 꼭 한 번은 타보기를 추천한다. 북쪽 지역으로 가면 이 버스를 볼 수 없으니 펀잡 지역을 여행할 때 꼭 타봐야 한다.




카타스 라즈 근교에 있는 케라(Khewra)라는 마을에 가면 세계에서 가장 큰 소금 광산으로 알려전 Khewra Salt Mine이 있다. 1년에 최대 25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파키스탄의 대표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이다. 카타스 라즈까지 왔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한 번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하지만 나는 케라 소금 광산 입구까지 갔다가 결국 내부로 들어가지 않고 허무하고 돌아왔다. 케라 소금 광산 입장료는 내국인과 외국인이 다른데, 외국인에게 20$라는 무지막지한 돈을 받고 있었다. 파키스탄 물가를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금액이다. 외국 여행자를 호구로 아는 것도 아니고...한국인인 내 입장에서야 20$가 큰 돈은 아니었지만, 뭔가 심사가 심히 뒤틀려 그냥 발길을 돌려버렸다. 선택은 당신의 몫!

 

# 들어가서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케라 소금 광산이 20$를 지불해야 할만큼 가치있는 곳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폴란드의 크라코프(Krakow) 근교에 있는 비엘리츠카(Wieliczka) 소금 광산이 25$ 였던 것과 비교해보면, 파키스탄의 물가를 생각할 때 정말 바가지가 아닐 수 없다.


카타스 라즈 구경을 모두 마치고 이슬라마바드로 이동했다면 이슬라마바드 근교에 있는 간다라 문명의 보고 탁실라(Taxila)를 구경해야 한다. 다음 편에서 탁실라 여행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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