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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르시 Nov 12. 2024

내향적인 엄마 내향적인 아이

무력하다.

일을 그만두고

잠깐 아이를 볼때는 그때만큼 행복한 시간이 없었다.

언제든 다시 일할 수 있겠지

나 일 잘해왔잖아. 이런 자신감이 있었다.


경력단절.

불과 1년뿐인데..

다시 복귀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

그리고 아이 초등1학년을 앞두고 있다보니

풀근무를 못하는 상황에서 회사를 고르는건 너무나 제한적이고 힘들다.


그 과정에서 계속 실패를 겪고 좌절을 겪는다.

그리고 육아를 하며 나의 단점이 보이기에 너무 괴롭다.

그러면서 나의 살면서 실패했던 경험들을 계속 곱씹고 수렁에 빠진다.


난 내향적인 사람이다.

원래 그런건지 초2때 사건때문에 그런건지 모르겠다.

원래 그런경향이 강했지만 초2때 사건으로 더 강해진것 같다.


초,중등학교때는 말하고 지내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고등학교때 내 모습을 보고 어머 얘가 말한다! 많이 달라졌어!라고 들었다.

그런 모습에 나쁜 아이들은

완전히 따돌리지는 않았지만 나를 놀리고 자기들끼리 놀고 우습게 봤다.

오히려 착한 아이들은 나를 감싸주고 같이 껴주기도 했다. 감사하다.


고등학교때는 조금 더 말하고 지냈다.

하지만..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고등학교 선생님을 찾아갔을때.. 

그때 또한 성격이 계속 변했는지.. 

어머 네가 말을 하는구나! 이제 걱정할 필요없다. 

선생님의 진심어린 걱정과 격려가 난 잊혀지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극 내향적인 사람이다.

여자이고 공대이다보니..

사람들이 많이 불러줬고 챙겨주었다.

사람들이 부르면 가고 이야기 나눴다. 내가 먼저 그닥 찾지는 않았다.


그렇게 남편을 만났고 

감사하게도 남편은 나와 다르게 자존감이 높고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


거기까지는 내 성격이 싫지 않고 괴롭지 않았다. 

모두 내 책임에 의한 선택이고 내 삶이니.


그런데 아이를 낳고 달라졌다.


6살까지는 그래.. 그냥 내가 계속 놀아주면 되었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아이의 사회성을 기를 기회가 없어지게 되었다.

나는 아이에게 꽤나 져주고 아이가 필요한걸 꽤나 채워주고 있다보니..

아이는 실패. 좌절감에 취약했다.


6살까지 맞벌이하면서... 저녁7시나 되서야 아이를 집에 데리고 와서 놀아주다보면..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서 다 해주었다.

밥도 먹여주고 선물도 사주고 티비도 보게해주고 해달라는거 다 해준편이다.


마음도 시간도 여유가 없다보니 내가 해주는게 편했고

누군가를 주말에 혹은 저녁시간에 만나서 교류할 시간을 갖지 못한 외동이었다.


그렇게 7살이 되니..

아이의 사회성은 부족하다.

게임에서 지면 그 자리를 빠져나오고

놀이에서 내가 주목되지 않으면 빠져나온다.

그걸 지켜보고 있는 나는 힘들고..

계속 그런자리를 마련해주고 실패하도록 경험하도록 장을 마련해주어야 하는데

나는 그게 너무 버겁다..


엄마들과의 모임을 제안하고 만나자고 하는게 버겁다..

내 아이가 자꾸 다른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또 자꾸 튕겨버리는 아이의 모습을 보는건 나에게 너무 버겁다.

피하고만 싶다.


기질적으로 외향적이고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서로 양보하며 그래도 그 시간을 즐길텐데..

아이는 내향적이다보니 사람은 좋지만 버거우면서도 그 시간을 잘 보내고 싶은데..

생각대로 되지 않으니.. 포기를 한다.


내 모습같다.


어중간한 맞벌이로..

아이도 제대로 케어하지 못하고..

나의 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이도저도 아닌 삶이 되어버린것 같아 


2024년 올 한해는 참 우울하다.

벗어나고 싶지만 노력하지 않는 내 모습에 난 또 좌절하고..나를 비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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