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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수림 Jan 16. 2023

현미밥보다 좋은 다이어트밥 없을까?

까슬까슬한 현미밥이 불편하다면! ㅇㅇ밥으로 바꿔보세요.

  다이어트를 하면 닭가슴살을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다이어트를 할 때 밥은 꼭 현미밥으로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이는 혈당 조절이 필요한 분들께도 마찬가지인데요. 당뇨 진단을 받거나 혈당 조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병원에서 들으면 바로 백미밥을 현미밥으로 바꿔 먹는 분들이 많죠. 이렇게 현미밥이 건강한 밥의 대명사가 된 이유는 바로 현미의 껍질 때문인데요. 과연 현미밥이 유일한 선택지일까요? 현미밥을 먹는 것이 나에게 최선의 방법일까요? 오늘은 현미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현미밥은 어떻게 다이어트 밥의 대명사가 되었을까요? 백미가 될지 현미가 될지는 쌀을 얼마나 도정했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현미는 쌀의 왕겨와 겉껍질을 벗기고 속겨인 쌀겨를 벗기지 않은 상태의 쌀을 말합니다. 백미는 현미에서 쌀겨층과 씨눈을 제거하여 배젖 부분만을 남긴 쌀을 의미하죠. 백미에 비해 도정이 덜 되어 현미는 섬유질이 풍부합니다. 풍부한 섬유소 덕분에 현미밥을 먹었을 때에는 백미밥을 먹었을 때에 비하여 혈당이 오르는 속도가 느려진답니다. 그래서 당뇨 식단에 현미밥이 자주 등장하죠. 또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현미에는 백미에 비해 비타민 B군과 단백질이 더 함유되어 있고 현미가 가진 항산화 효능 때문에 암 환자의 식단으로도 많이 쓰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현미의 장점들이 도리어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특히 백미보다 식이섬유가 많은 탓에 현미밥을 먹고 나면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현미밥을 먹을 땐 30~50회 이상 씹어서 먹어야 한다고도 하죠. 그렇다 하더라도 급하게 식사해야 하는 상황이거나 오래 씹는 것이 힘든 노인과 소아, 치아가 좋지 않은 분들은 현미밥을 먹으면 소화불량이 쉽게 생깁니다. 


  소화가 잘 되지 않으니 포만감이 더 오래가서 다이어트할 땐 좋은 것 아닌가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소화불량은 두통과 몸의 통증을 일으키고 피로감을 야기한답니다. 그리고 영양소들의 흡수를 방해하여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탈모나 생리 불순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현미의 식이섬유로 인한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밥을 짓기 전에 현미를 물에 5~8시간 이상 불려야 합니다. 매끈한 백미와 달리 현미밥은 식감이 거칠어서 먹을 때 밥맛이 백미보다 덜한 점도 있습니다.  



  현미는 까끌까끌한 식감이나 오랜 시간 물에 불린 후 밥을 지어야 하는 불편감 외에도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에는 현미밥이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미에는 칼륨과 인이 풍부합니다. 그런데 신부전이나 신증후군과 같이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 체내에서 칼륨과 인을 배출시키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이런 경우 현미밥을 먹으면서 체내에 칼륨 양이 과다해지면 부정맥이 생기거나 심장마비를 일으킬 위험성이 있답니다. 



현미밥을 대체할 수 있는 다이어트 밥은 없을까?  


  현미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이유를 정리하자면 크게 3가지입니다.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점, 포만감이 오래가는 점, 그리고 식이섬유가 다른 영양소의 흡수 속도를 느리게 하고 변비에 좋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장점들을 낼 수 있는 식단이 꼭 현미밥 식단이어야 할까요? 지금부터는 현미밥에 대한 오해와 현미밥을 대체할 수 있는 다이어트 밥은 없는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현미밥에 대한 오해 1. 현미밥은 백미밥보다 칼로리가 적게 나간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현미와 백미의 차이는 도정 과정의 차이입니다. 결국 같은 쌀로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래서 현미와 백미는 칼로리에 있어서 차이가 없습니다. 현미밥을 먹는다고 해서 식단의 칼로리가 낮아지지 않습니다. 같은 양의 밥을 먹지만 섭취하는 칼로리 양을 줄이고 싶다면, 밥에 곤약이나 버섯, 아스파라거스나 당근, 고사리 등을 넣고 지어보세요. 식이섬유와 항산화 성분의 섭취양도 늘리면서 밥 한 공기의 칼로리 양은 낮출 수 있답니다. 



현미밥에 대한 오해 2. 백미는 설탕이니 현미밥을 먹어야 한다?


  특히 당뇨가 있으신 분들 중에는 '백미'를 설탕과 동일시하여 독약 보듯이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흰쌀밥을 먹으면 당뇨가 심해지거나 절대 나을 수 없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죠. 50g의 당질을 함유한 표준식품(포도당)을 섭취한 후의 혈당 지수를 100으로 보았을 때, 익힌 백미의 혈당 지수는 69~77 정도이고 익힌 현미의 혈당 지수는 64~72 정도로 현미밥의 혈당 지수가 흰쌀밥의 혈당 지수보다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출처: Atkinson FS, Foster-Powell K, Brand-Miller JC: International Tables of Glycemic Index and Glycemic Load Values: 2008. Diabetes Care 31:2281-3, 2008). 그렇지만 이 차이가 매우 극단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혈당에는 혈당 지수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닙니다. 당질의 총 섭취량과 어떤 음식을 함께 먹는지에 따라 식후 혈당이 달라집니다. 특히 밥을 먹을 때 밥만 먹는 경우는 드무니까요.



  흰쌀밥을 먹으면서도 현미밥을 먹을 때처럼 혈당 지수를 낮추는 방법이 있습니다. 백미밥을 지어서 먹더라도 차갑게 식혀서 먹으면 저항성 전분이 활성화되어 먹어도 혈당이 천천히 올라서 다이어트에도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 밥을 먹을 때 설탕이나 올리고당 없이 간단하게 조리된 생선이나 달걀, 고기, 그리고 생채소를 같이 곁들여 먹으면 혈당이 천천히 오르게 할 수 있습니다. 꼭꼭 여러 번 씹어서 천천히 식사를 하는 것도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고 포만감도 오래 가게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현미밥을 먹더라도 설탕이나 꿀, 물엿, 올리고당을 넣은 찌개나 조림 반찬을 함께 먹으면 혈당은 빠르게 올라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오히려 생선이나 고기로 육수를 낸 쌀국수에 숙주와 고수를 듬뿍 올린 쌀국수가 현미밥 식단보다 식후 혈당을 더 천천히, 덜 올릴 수도 있답니다.



현미밥에 대한 오해 3. 100% 현미밥이 최고다?


  현미밥을 먹어도 소화가 잘 되고 신장 기능에도 문제가 없으며 체질에도 잘 맞는 경우에는 현미만으로 지은 밥이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현미밥이 잘 맞지 않는 경우에는 굳이 현미밥을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백미와 현미를 섞어서 짓는 방법도 있고 현미밥이 아닌 다른 잡곡밥으로 지어먹는 방법도 있답니다. 


체질 별 대체 다이어트 밥


  특히 체질 중에서 현미밥이 잘 맞지 않는 체질들이 있습니다. 8 체질 중 토양 체질, 토음 체질, 금양 체질이 그렇습니다. 목음 체질과 금음 체질도 현미밥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몸이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토양 체질과 토음 체질은 현미밥 대신 다이어트 밥으로 보리밥이 좋습니다. 혹은 녹두나 메조를 넣고 잡곡밥으로 지어먹어도 좋습니다. 금양 체질과 금음 체질도 팥, 녹두와 메조가 잘 맞아서 이런 곡물들을 백미에 섞어서 잡곡밥으로 지어 다이어트 밥으로 먹으면 좋습니다. 목음 체질은 흰쌀에 콩과 수수, 율무를 넣고 밥을 지어보세요. 


  잡곡밥을 지을 때에는 무작정 여러 가지 곡물이 들어갈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아셔야 합니다. 너무 다양한 곡물들이 들어가면 오히려 영양소 흡수에는 방해가 될 수 있어 곡물의 가짓수를 2가지에서 5가지 정도로 한정지어서 다이어트 밥을 짓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백미와 섞어서 잡곡밥을 짓는 것이 소화에 도움이 된답니다. 흰쌀과 잡곡의 비율은 백미:잡곡=10:1로 시작하여 백미:잡곡=7:3까지 잡곡의 비율을 높여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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