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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ke Choi Sep 13. 2021

정부지원 사업에게 시작부터 발목을 잡히다.

창업진흥원의 2021 비대면스타트업육성지원사업 과연 이렇게 하는게 맞을까


[ 비대면 스타트업 육성 지원? 육성이 아니라 이정도면... 스타트업 발목 잡기 아닌가요? ]


안녕하세요. 신선 수산 식품 온라인커머스 '봉선장'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봉봉이네수산협동조합 COO, Mike 입니다. 요즘 저는 새롭게 시작한 회사에서 다양한 일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신경 써야 할 판매활동, 스마트스토어 운영, 자사몰 개발, 크라우드펀딩, IR Deck 준비 및 투자유치 활동, 서울 지사 운영 등등 당연하게도 초기 스타트업으로서 신경 써야 할 저의 임무로 열심히 밤낮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일 하는 건 너무나 즐겁습니다.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다양한 일들을 해본다는 건 저에게 너무나 값진 경험이고 흥미로운 일들 투성이니까요. 


하지만 최근 제 발목을 아주 세게 잡고 있는 일이 있습니다. 처음엔 별거 아니라 생각했지만, 갈수록 문제가 심각해지네요. 제가 운영하고 있는 작은 스타트업들에겐 어찌 보면 매우 크리티컬 한 문제라 생각합니다. 바로 창업진흥원의 K-Startup 비대면스타트업 육성 정부지원 사업인데요. 저희도 열심히 준비하여 지원 사업에 참여하여 6월에 최종 선정되며 정부 지원금 1억과 자부담금 4천만원 가량으로 정부 지원 과제를 시작하였습니다. 


[ 문제 01 - 필요 이상의 절차가 복잡한 자금 집행 ]


애초에 정부 지원 사업 참여로 자금을 집행 받으려면 엄청난 서류 더미를 작성하고 처리해야 합니다. 스타트업들은 초기에 규모가 작기에 인력이 부족하고 부족한 인력을 주로 외주용역 및 인건비에 자금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마케팅을 위한 광고선전비 또한 많게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사용하죠. 기본적으로 외주용역비 사용과 인건비 사용은 정해진 계약 날짜 및 정해진 기간에 무조건 집행되어야 하고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해당 비대면 스타트업 육성 지원 사업은 엄청난 방대한 서류를 요구하는 건 그렇다 하더라도 서류를 제출해도 '사전 승인 기간' 에 수일이 소요되고 '집행 처리 심사' 에도 수일이 소요됩니다. 이러다 보면 계약 날짜는 이미 다 지나고 하루하루가 시급한 스타트업들은 가만히 앉아서 자금이 집행되길 기다리거나 계약 업체나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리게 됩니다. 당연히 많은 서류들을 처리하고 수일의 승인을 기다려야하는 상황이기에 경영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다른 업무를 해야함에도 방해를 받을 수 밖에 없죠. 일정도 모두 틀어지고요. 


[ 문제 02 - 2021년인데 아직도 익스프롤러를 사용? ]


가장 의아한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분명 2021년을 살고 있는데 지원도 종료된 인터넷 익스프롤러를 사용해서 사이트에서 홈택스 전자세금계산서를 불러와 자금 사용 지급 신청을 해야 한다고요? 이건 길게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저 플러그인들을 모두 설치하려면 인터넷 보안조차 설정해서 임의로 최하로 내려야 합니다. 정보나 보안 관련된 데이터들을 많이 취급하는 스타트업들은 아마 기겁을 했을 겁니다. 이걸 회사에서 신청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저도 고민을 깊게 했습니다. 심지어 불안한 익스프롤러 사용을 권장하는 사이트는 각종 처리 시 서버 응답 시간도 늦고 버그도 상당했습니다. 분명 '스타트업 육성 지원 사업' 인데 이건 '스타트업 하나라도 싹을 자르자' 가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받게 되었습니다. 뭐 결국에는 저를 포함한 여러 업체들의 항의가 심했는지, 크롬 및 기타 브라우저들 환경에 맞춘 새로운 버전의 사업비 신청 사이트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기존 시스템을 모두 갈아엎고 갑자기 바뀌었습니다.) 물론 문제는 여기에서 또 시작됩니다.


[ 문제 03 - 바뀐 시스템 및 사이트의 심각한 오류 ]


급하게 바뀐 사이트를 보고 모두 멘탈 붕괴가 아닌 멘탈이 블랙 홀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을 겁니다. 새롭게 바뀐 사업비 승인 지급 신청 사이트는 접속조차 되지를 않았고, 사업비 지급을 기다리는 많은 업체들은 아마 분노가 치솟았을 겁니다. 이런 작업을 지원 사업 중간에 갑자기 바꾼다고요? 애초에 익스프롤러 환경 사이트 권장도 어이없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UI 및 사이트 UX 자체를 모두 바꾸는 경우가 있었나요? 그리고 바꾼 사이트는 테스트도 충분히 해보질 못했는지 시작부터 버그가 난무하여 도저히 사업비 지급 신청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각종 UI 들은 제대로 작동도 하질 않고 도대체 어떤 기획자가 기획한 것인지 더욱 난해한 UX 구조로 변했습니다. 나름 UX, UI 디자인 및 기획을 오래 한 저도 헤매는 구조라면? 과연 해양수산 분야 같은 연령층이 높은 참여 기업들은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KIMST (해양과학기술진흥원) 에 전화해서 해당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더니, KIMST 또한 갑자기 변한 시스템과 오류로 인해 모든 처리 과정이 꼬였고 하루에도 수십 통의 항의 전화에 시달리고 있더군요. 


와우! 


심지어 이 문제가 있는지 2주 정도 시간이 지났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문제가 시정되질 않아, 계속해서 사업비 지급 승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건 창업진흥원에서 스타트업 육성을 위하여 지원을 해주는 게 맞나요? 정말 이렇게 하면 초기 스타트업 기업들이 운영이 될 거 생각하나요? 


6월부터 현재까지 너무나 시달리다 답답해서 글을 올립니다. 


솔직히 경영자로서 답답하기만 하면 다행이긴 하죠.


막막한 단계까지 가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자금 및 시간과 싸움인 스타트업에게 과연 이런 시련은.. 일종의 정부가 내려준 퀘스트? 일까요? 이런 문제도 해결할 줄 알아야지~ 이런 걸 까요? 


보니까 지원사업 마지막에 과제 평가를 하는 것 같던데..

이건 거꾸로 스타트업들에게 지원사업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할 듯 합니다. 진지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운영을 이런식으로 하면서 지원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평가는 받지 마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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