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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원 Mar 11. 2020

철학대로, 신념대로 사는 대통령 무히카

미겔 앙헬 캄포도니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살면서 항상 착하게 만은 살 수 없는 이유는, 각자가 생각하는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무히카 전대통령은 국민들의 존경을 받을만 하다. 그것은 그가 대통령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인생동안 자신의 신념을 온전히 구체화시켰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책의 제목처럼 무히카 전대통령이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 불리는 이유는 월급의 90% 이상을 기부하고 평생 청빈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기부는 단순히 불우이웃에 대한 기부가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는 그만의 방식이기 때문에 더욱 값진 것이다.


무히카의 이야기는 우루과이 정치상황을 이해했을 때 더 명확히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그의 삶만 놓고 본다해도 보편적인 삶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어른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읽으면서 배우는 점이 많았다.  


‘내 인생의 철학은 절제이다.
이것은 내핍과는 다르다.
나는 필요한만큼 소비하고 낭비하지 않는다.
내가 무언가를 살 때 그것은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그 돈을 벌기 위해서
쓴 시간으로 사는 것이다.
이 시간에 대해 인색해져야 한다.
시간을 아껴서. 정말 좋아하는 일에,
우리에게 힘이 되는 일에 써야 한다.’
-p19


그는 대통령이자 농부이고, 어렸을 때 여러가지 일을 해본 사람으로써 그러한 일들의 가치와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노동을 신성히 여겼고, 이를 정치를 하는 내내 잊지 않고 지켜내었다. 그리고 대통령을 하기 전 농림부 장관으로서 그가 알고있는 지식으로 농민들이 더 행복한 삶을 살도록 지원했다.


그는 단순히 좌파, 혹은 특정 정당의 일원이 아니라 우루과이 국민들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건 사람이다. 인터뷰 내내 좌파가 고쳐야 할 점이나 나아가야 할 점에 대해 주장하는 것이 마치 귀에 들리듯이 읽혔다.


또한 그는 마리화나와 낙태를 합법화시키고 동성결혼도 인정하였다. 이런 입법안들은 정치적,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함에도 자신의 신념을 법 제정에 반영하고자 노력한 결과이다.


어쩌면 독자들 중에는 그가 마리화나, 낙태, 동성결혼에 가지고 있는 생각에 반대되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적어도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그런 것들을 입법하고자 노력했는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 이후에도 쿠데타는 수많은 곳에서 이루어졌다. 다행히 개인적으로는 시대가 급변하는 쿠데타의 세상에는 태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라도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다.


혁명가는 혁명가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보통 사람들보다 두려움에 맞서 싸울 용기와 행동력이 큰 사람인 것이다. 하지만 그저라고 하기에 보통 사람이 혁명가가 되는 길은 생각보다 어렵다.


책의 말미에 적혀진 그의 수많은 어록들을 보면서 한마디 한마디가 그야말로 뇌리에 박히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직관적이면서도 감동적인 문장들은 단순히 언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과 그것을 통해 이룩해낸 그의 철학 덕분에 나올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는 진정, 언행일치가 무엇인지를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사람인 것이다.   


‘내가 젊은이들에게 줄곧 반복하는 얘기는, 진짜 패배자는 싸우기를 포기한 사람이며, 어떤 상황에서건 인생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인생은 놀라운 모험이다.
스무 번쯤은 다시 시작해도 된다.’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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