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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송이 Dec 22. 2021

올해의 나는 무엇을 했나

2021년 회고

올해의 회고는 사실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정말 일만 했다. 언제는 안 그랬냐만은...


만들고 만들고 또 만들고

작년 회고에서 ‘더 넓은 프론트엔드의 바다로’라는 내용을 적었었다. 그리고 해가 바뀐 올해 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다양한 개발을 했다. 특히 회사에서 매주 수요일 프론트엔드 스터디를 했는데 여기서 많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단순한 기술 스터디가 아니라, 특정한 주제를 정하고 각자가 일주일 동안 결과물을 만들어서 수요일에 공유하고 서로 피드백을 했다. 스터디에서 만든 프로토타입을 제품에 적용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기술을 활용해 프로토타입을 만들기도 하는 등 업무적 성격과 개인적 성격이 섞여있었다.

특히 나는 주로 스터디에서 만들었던 것들을 업무와 연결해서 발전시켰었는데, 올해 상반기에 스터디에서 만든 기능을 데이터라이즈의 제품에 정식 기능으로 올렸었다. 고객에게 반응이 좋았던 데이터를 활용해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실제 기능으로 연결시켰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흥미가 있어서 스터디를 했던 피그마 API 대한 탐구는 결과물을 네이버 데뷰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디자인 툴인 피그마에서 다양한 기능의 API 제공하는  재밌어서 뜯어보기 시작했는데, 이를 활용하면 프론트엔드와 디자이너 간의 협업 효율성을 개선할  있을  같았다. 그래서 스터디에서 이것저것 실험을 했고,  내용을 데뷰에서발표했었다.


개발의 벽을 넘어보자

어떤 누군가에겐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경험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나에겐 데뷰에서 발표한 경험이 큰 의미가 있었다. 전공은 언론정보학과, 같이 일하는 개발자 없이 혼자서 시각화를 만들기 위해 독학으로 프론트엔드를 배우고 부딪쳐가며 결과물을 만들어왔다. 그러다 보니 늘 기술적 깊이와 성취에 목말랐다. 혼자서 하는 건 한계가 분명했고 영역을 바꾸면서까지 이직을 결심했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였다. 데이터를 전달하고 표현하는 일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었지만 프론트엔드 기술에서는 부족함을 느꼈다.

그래서 스터디에 열정을 바쳤던 것도 있었다. 하나라도 더 만들고 더 배우고 싶었다. 비록 시각화와 관련된 내용은 아니었지만 데뷰에 주제를 제출하고 선정되고, 결과를 만들어서 발표하기까지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한 단계 나아간 거 같아 기뻤다.


구현의 다음을 고민하자

또 하나의 전환점은 이전에는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구현하지 못해서 ‘구현’ 자체가 고민이었다면, 이제는 구현의 기반이 되는 구조, 성능, 테스트 등을 고민하게 됐다. 그리고 회사가 커지면서 많은 사람들과 협업하는 프로세스, 늘어난 제품의 스펙을 소화하기 위한 구조 설계 등 다음 단계를 생각하고 같이 만들고 있다. 지금 고민하고 만드는 것들에 대한 결실은 아마 내년의 회고에서 작성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시각화는 어떻게 됐니?

인포그래픽과 데이터 시각화가 하고 싶어서 첫 회사를 선택했고, 다사다난했던 내 커리어를 지금까지 관통하는 단어는 시각화였다. 하지만 ‘데이터 시각화’만 하는 롤은 없고, 일하는 영역이 바뀌다 보니 지난 1년 동안 더욱 혼란스러웠다.

개인적으로 조금 정리가 된 건, 데이터 시각화는 콘텐츠에서나 제품에서나 가장 마지막이자 최정점에 있는 존재라는 점이다. 데이터 저널리즘에서는 기사 주제와 쌓인 데이터 위에서 내용을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이고, 대시보드나 보고서에서는 기반이 되는 데이터와 시스템 위에서 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반이 마련돼있지 않다면 데이터 시각화는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래서 올해의 나는 제품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많은 일들을 했고, 이제는 최소한의 틀이 만들어진 거 같다. 내년에는 제품에 다양한 시각화를 붙여보고 어떻게든 결과물을 만드는 게 목표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운동을 하자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늘어만 가는데 체력은 일의 양에 비례해서 줄어드는 걸 체감했다. 회사 점심시간에 요가를 꾸준히 해왔었는데 힘든 수업과 플라잉 요가 위주로 바꿔서 체력을 키웠다. 올해 초에는 코로나 때문에 많이 가지 못하고 그나마도 수업 따라가는 것도 벅찬 바닥 체력이었다. 가을까지 꾸준히 하다가 지난달부터는 개인 PT를 받고 있다. 인생에 처음 가 본 헬스장이라 기구도 신기하고 말 안 듣는 내 몸도 새삼 신기하고. 그래도 운동한 효과가 있는지 체력이 붙는 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지금은 몸무게만큼의 중량을 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목표다.


연말이 되면 다들 "뭐했다고 연말이지"라는 말을 한다. 그래도 올해의 나는 “뭐 많이 했다”라고 말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나름대로 치열하게 정신없이 살았던 1년이었다. 한 해가 가는 게 아쉽지만 올해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기에 미련 없이 보낼 수 있다.

내년에는 어떤 회고를 적게 될까? 어떤 1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보다 발전해 있고 지금의 고민은 지나간 고민이 돼있으면 좋겠다. 결국 문제 해결과 나의 발전은 누가 해주지 않고 미래의 내가 해야하니까.. 내년의 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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