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edtr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일영 May 27. 2016

사무실 책상 정리중

시작은 했지만 끝은 아직...


2015년 12월이다. 이때는 더 큰 책상이 갖고 싶었다. 그래서 책을 가지런히 쌓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다. 좋아하는 그림을 벽에 붙여놓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2016년 2월이다. 더 큰 책상이 생겼다. 책상이 커지고 보이지 않지만, 의자 뒤편에 개인 책장도 생겼다. 그럼에도 전혀 정리가 되지 않았다. 


2016년 3월이다. 이때는 맥북을 쓰지 않고 아이맥을 썼다. 마우스보다 트랙패드를 더 좋아해서 곧 마우스를 빼고 트랙패드를 놓아서 썼다. 여전히 정리는 되지 않았다.


2016년 5월 어제 찍은 사진이다. 4월부터 맥북에 모니터를 연결해 사용했다. 원래 맥북에 연결된 외장 모니터와 오른쪽에 윈도우 PC용 모니터까지 총 3개의 모니터가 있었다.



맥북 에어를 쓸 때는 항상 가지고 다녔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맥북만 쓰고 사무실에서는 맥북에 외장 모니터를 연결해 사용하고는 했다. 모니터를 가로로 배치하기보다는 세로로 배치하는 것을 선호해서 첫 번째 사진처럼 모니터암(Arm)이라는 걸 사서 외장 모니터를 높이 설치해 놓고는 했다. 맥에 버츄얼박스를 설치해 윈도우를 사용했지만, 드롭박스 용량이 비대해지는 바람에 맥에는 특정 폴더만 공유해놓고 윈도우 컴퓨터에 드롭박스를 설치해놨다. 지금 사진으로 보기에는 노트북과 윈도우 PC가 전부이지만, 윈도우 PC용 키보드와 마우스도 책상에 올려져 있다. 아이맥을 쓸 때는 거기에 맥용 키보드, 매직트랙패드, 매직마우스 까지 있었다.


직업의 특성상, 참고 자료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니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줄로만 알았다. 실제로 맥북 위로 연결해서 쓰던 모니터는 업무에 도움이 많이 됐다. 목도 편했고. 그런데 시각적인 답답함을 견딜 수가 없었다. 고개를 들어도 모니터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게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번에 책상을 정리하면서 우선 모니터를 하나 줄였다. 가능하다면 윈도우 PC도 치우고 싶지만 그러려면 맥북의 용량을 늘려야 하는데 비용이 꽤 많이 든다. 그래서 그건 일단 보류. 그렇게 한다면 윈도우용 PC 본체,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각종 전선을 치울 수 있다.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버리고 싶다.


맥북에어(MBA)를 꽤 오래 사용했는데, 작년에 맥북프로레티나(MBPR)로 바꿨다. 종종 동영상 작업을 했는데, 2011 Mid 였나 Late 였나 하여튼 MBA로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그리고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모니터용으로 사용해보고 싶었다. 그 두 가지 이유로 MBPR로 바꿨는데, 바꿀 때만 해도 얼마 차이 나지 않는 무게와 오히려 줄어든 가로x세로 평면 사이즈로 더 편해질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사용해보니 매일 들고 다니던 MBA와는 다르게 MBPR은 절대 휴대용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왠지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물론 성능은 비교도 할 수 없이 좋아졌지만, 막상 내가 얼마나 더 편리하게 사용하는지를 생각해보면, 다시 MBA로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정말 환상적으로 좋다. MBA에 레티나가 달려서 나온다면 당장 바꾸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사실 집에도 컴퓨터가 한 대 있다. 게이밍용 고성능 윈도우 PC다. 스카이림과 디아블로를 편하게 하고 싶어서 샀다. 스카이림은 이제 하지 않지만, 디아블로는 종종 즐긴다. 내게 디아블로라는 게임은 일종의 리츄얼로 기능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매일 한 시간씩은 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현실은, 매일 밤에 퇴근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제는 치워도 될 것 같은데, 언젠가 일찍 퇴근하는 날이 생기면 아무 생각 없이 집에서 디아블로나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치울 생각을 못 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최적의 업무+컴퓨팅 환경은, 매일 맥북을 들고 다니는 것이다. 출근할 때 가방에 넣어 나오고 사무실에서 꺼내 사용하고 퇴근할 때 다시 가져가서 집에서는 그걸로 디아블로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이렇게 써놓고 나니,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지금, 참, 뭔가, 웃기게도, 최적의 환경을 생각해보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한 번도 안 했었나? 웃기는 일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맥북을, 아,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 싫었구나. 그게 문제였나 보다. 무거워서 들고 다닐 생각 자체를 안 했었다. 그걸 해결하려면 MBA로 바꾸면 되는데 그러면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없다. 그게 문제였다. MBPR은 디아블로를 돌리기에는 충분하고도 넘치는 성능인데 무겁다. MBA는 - 최근 것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 디아블로를 돌리기에는 모자라지만, 가볍다. 어렵다. MBPR을 충분히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운동을 하면 되려나?


사무실 모니터 뒤편에 전선이 지저분하다. 사무실을 옮기면서 배선을 제대로 할 여유가 없었던 탓이다. 지금이라도 다시 정리를 하던지 완벽하게 가려버리든지 해야겠다. 다 쓰고 나니 사무실 책상 정리가 아니라 컴퓨터 얘기만 실컷 했다. 뭐 어때. 어쨌든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무실 책상은 이런 모습이다. 조금씩 바꿔나가야겠다.


따듯한 커피 대신 아이스아메리카노로 바꾸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차 없이 살 수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