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2주살기
4. 아레슐트와 트리멜바흐 폭포편
아침에 일어나니 역시나 비는 계속 내리고 안개는 아이거를 모두 감쌓다.
만약에 우리가 3~4일 정도 스위스에 머물고 다른 곳으로 가는데 그 기간에 내내 비가 온다면?
생각하기도 싫다.
그래서 더더욱 스위스 여행은 1주일 이상을 잡길 권한다.
날씨는 좋았다 나빴다 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스위스에서는 팔할이 자연이기 때문에, 비가 오면 할 게 없다.
유명한 박물관, 쇼핑, 실내 장식이 화려한 궁전 등 다른 나라에서는비가와도 서운하지 않을 거 같은데, 스위스는 알프스가 열일 하는데 비가 오면 속수 무책이다.
정신을 차리고 어제 보았던 그 차xxxx님의 블로그를 다시 열고 스위스에서 비가 오면 갈 수 있는 다른 곳을 스캔했다.
오늘은 '아레슐트'와 '트럼멜바흐폭포' 당첨!
아레슐트는 스위스의 장가계라 불릴 만큼 멋진 협곡이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고 3~4일간 스위스를머물고 가는 사람들에게는 순위에서 밀리는 곳이나, 우리는 이곳에 가서 단번에 매료되었다.
' 여기는 비가 안와도 꼭 와야 되는 곳이네!!'
역시 스위스다! 어마어마한 협곡들 사이로 좁은 길을 걸어가는데 마치 탐험가가 된 기분이다. 아래는 빙하 녹은 회색 빛의 물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다음으로에메랄드빛 브리엔츠 호수 유람선을 탔다.
15일간의 스위스 패스를 들고 얼마나 요긴하게 썼는지 모른다. 비가와도 유유자적 유람선을 타니 좋았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가고싶었던 산 중턱 아름다운 마을 뮈렌을 올라가기로 했다.
케이블이 위로 올라 갈수록 점점 마을이 뿌옇게 안개속에 가려졌다. 그리고 역시나 뮈렌에 올라가니 온 세상이 하얀 구름 속이다.
아쉬운 마음에 나중에 다시 맑은 날 뮈렌에 갔었고 너무나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포스팅 예정)
다음으로 비가 오면 더욱 좋은 트럼멜바흐 폭포를 보러 가기 위해 라우터부루넨 마을에 도착!
폭포가다 그렇고 그렇지머! 큰 기대가 없었다.
그러나.
이건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동굴처럼 안으로 들어가 계단을 계속 올라가면 엄청난 유속의 폭포가 내려오는데,
그속도와 그 소리와 그 모습이 내가 보아왔던 폭포가 아니였다.
정말 입을 딱 벌리고 '우와!' 소리가 절로 났다.
기대를 안했다가 엄청난 걸 보았을 때 더 감동이 크게 다가온다.
남편에게 연신
'이건 완전히 예상에서 벗어나네!!!' 라고 신이 나서 떠들었다.
날씨가 좋지 않아도 하루종일 발에 땀나도록 다녔고, 비 덕분에 계획과 다른 예상치 못한 멋진 곳들을 구경해서 너무 좋았던 하루 였다.
'비야 고마워~ 그런데 이제 그만 내렸으면 좋겠어.
내일도온다매. 그만와~ 이제 갈데 없어.'
이때쯤 들었던 생각은
'우리 날씨 맑으면 정말 새벽 4시부터 일어나서 해가질 때까지 정말 미친듯이 돌아다니자. 사진도 엄~~~~~ 청많이 찍고 진짜 다리가 끊어질 때까지 다니자.
파란하늘의 그렇게 소중한지 이제야 알았어~'
아레슐트 한줄평 : 날씨가 흐리든 좋든 무조건 꼭 가보세요. 스위스의 또 다른 절경을 만날 수 있어요.
트럼멜바흐폭포 : 가히 압도적입니다. 이제까지 봐온 폭포의 모습이 아니예요.
예고편: 또 비가 오고, 스위스의 수도 '베른 ' 가는 날!
+ 스위스에서김밥 싸먹기 미션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