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그런거 아니야~토닥토닥
작년에 너무도 사랑한 드라마가 있었다.
'또 오해영'
오해영은 결혼 전날 결혼하기로 한 남자에게 차인다.
그 이유는 밥먹는게 꼴도 보기 싫다는 이유로..
오해영은 그 날 이후로 매우 힘들어한다. 지구에서 내 쫓긴거 같은 기분이라고 했다.
그러다 김도경이라는 남자를 만나고 그 또한 결혼 당일 신부에게 차였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같은 아픔을 가진 그를 만나, 큰 위로를 받는다.
별일 아니라는 말보다 괜찮다는 말보다 나랑 똑같은 상황인 사람이 백배 천배 위로가 된다. ('또 오해영' 중에서)
나의 아픔에 대해, 고민에 대해 깊은 위로를 받는다고 할지라도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위로와 안도에 비할 수 없다. 친구들 , 동료끼리 서로 다른 상황에 놓여있고 그 사람의 상황에 대해 공감하려고 해도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절대로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종영된 방송인데 '김제동의 톡투유'라는 방송이 있었다.
무척이나 애청하던 방송이었다.
주제는 늘 바뀌지만 김제동은 관객의 고민을 들어주고, 그리고 그 고민을 다른 사람과 엮는다.
예를 들면 어떤 방청객이
'저는 제 미래가 너무 불안해요. 친구들은 준비를 잘 해놓았는데 저만 준비를 못한거 같아요'
라고 말하면 김제동은 방청객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자 여기 안 불안하신 분 손 들어보세요.
보세요. 없잖아요. 누구나 다 그래요.
누구나 다 힘들고. 불안하고. 그러면서 하루하루 즐거움 찾으면서 사는거예요.'
그리고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는 다른 방청객은 고민이 있다고 말한 방청객을 위로한다.
최고의 위로는?
어떻게 그래... 어쩌니 어쩌니.. 하는 것보다
나도 그래. 나도 그랬어. 너만 그런거 아니야. 라는 공감의 말이라는 것.
요 며칠 들고 다니며 읽은 임경선 작가의 에세이 '자유로울 것'에서도 마음의 조언을 얻었다.
비슷한취향이나 취미를 가지면 말이 잘 통하고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같은 정치적 지향점을 가졌다면 신뢰감을 느낀다.
좋아하는 대상이 같다면 서로에게 친근함을 느낀다.
미워하는 대상이 같다면 강한 동질 의식을 느낀다.
하지만 그 무엇도 같은 종류의 고통을 겪어본 사람들간의 유대감에 비견할 만한 것은 없다.
( 임경선, '자유로울 것'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