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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in Feb 16. 2018

올림픽 봅슬레이 경기에서 제일 중요한 것!

봅슬레이, 트랙을 알아야 보인다!


윤성빈 1차 스타트 영상입니다. 봅슬레이, 스켈레톤의 진성 팬이라면, 스타트에서 선수에게 함성으로 응원을 보냅니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기간동안 슬라이딩종목(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에 대해서 공부하고, 팬으로서 경기도 관람하고, 매니저로서 슬라이딩센터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내용들을, 올림픽 기간에 임박해서 올리려고 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출처: 2018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윤성빈선수가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가 되었습니다. 이에 더해 많은 분들이 슬라이딩종목(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에 관심을 갖게 되신 것 같습니다. 슬라이딩종목은 '경기장'을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가 메달을 결정하고, 관전을 재미있게 하기 위한 포인트가 됩니다. 남은 봅슬레이 경기를 위해서 트랙에 대해서 전달드리려고 합니다!




지난 몇차례에 걸쳐 종목소개와 더불어 이번에 경기장소개를 하는 이유는, 슬라이딩종목(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의 메달을 결정하는 요인은, '경기장(트랙)'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선수가 얼마나 트랙의 구조를 잘 숙지하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실수를 줄이는지, 그리고 어떤 경로로 트랙을 주행해야 속도를 잃지 않고 달릴 수 있는지 등의 여부가 메달을 결정합니다. 결국, 슬라이딩 종목 자체가 곧 '트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8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슬라이딩종목(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이 진행되는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의 실제 트랙의 모습을 준비했습니다.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제연맹(IBSF)이 촬영한 올림픽 슬라이딩센터 트랙의 360도 카메라 영상입니다.

올림픽슬라이딩센터의 360도 봅슬레이 뷰입니다. 단, 모바일로는 360도 기능이 제공되지 않습니다ㅠㅠ (출처: IBSF)



1. 올림픽슬라이딩센터 소개(아주 간략한!)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될 레거시(legacy)

올림픽 슬라이딩센터는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위해 국내 최초(세계 총 16개, 아시아 총 2개 중 하나)로 건립된  경기장(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솔봉로 470)입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중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의 3개   종목 총 9개의 세부종목 경기가 진행되는 베뉴입니다.


올림픽슬라이딩센터의 역사를 한 눈에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2018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2018 평창올림픽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트랙 총연장(길이)이 2018m(경기트랙연장 1857m, 실내스타트연습장 161m)입니다. 트랙은 총 16개 커브가 있습니다. 슬라이딩 종목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썰매를 타기 때문에,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클수록 최고속도가 커지는데, 슬라이딩센터는 그 차이(표고차)가 120m로 세계최고 수준입니다. 곡선코스를 적절히 배치해서 최고 속도가 시속 134㎞까지 나올 수 있게끔 설계되었습니다.


올림픽슬라이딩센터의 트랙구조 (출처: IBSF)




2. 관전포인트가 될 주요 구간, 커브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 대한 선수들의 인상은 단조롭지 않아(exciting), 까다롭고(tricky), 새로 적응해야하는 (challenging) 경기장이라는 점입니다.

(올림픽 슬라이딩센터는) 커브가 선수들이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곳에 있지 않고, 갑자기 나타나서 선수들을 당황하게 합니다
-마틴 두커스


주요 커브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잘 써주셨습니다 (출처: 경향신문)


2번커브-모험을 할 것인가, 보험에 들 것인가.


2번 커브에서 선수들은 두가지 선택지 중에서 골라야합니다.

1) 하나는, 2번 커브를 높게 타면서 가속을 낼 것인가.

2) 다른 하나는, 2번 커브를 낮게 타되 안정적으로 탈 것인가.

스타트가 중요하듯 초반부에서 가속을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속을 내려다가 벽에 부딪히면 가속을 내지 못합니다. 2번 커브를 돌아서 다시 3번 커브로 진입할 때에 너무 빠른 속도라면 썰매가 떠서 가속을 놓치기 쉽습니다. 때문에 가속을 낼 것인지, 안정적으로 다음 커브를 돌 것인지 선택해야합니다.

한편 2번 커브 자체도 급경사로 만들어져서, 가속도를 받는 시간이 크게 걸리게 되어, 높은 가속을 형성할 수 있느냐에 따라 최고속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조종이 미숙하면 스타트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벽에 부딪혀 기록 단축이 많이 힘들게 만든 구간이기 때문에 잘 모르고 타면 힘든 코스입니다.
- 험프리스


2번은 처음 들어가는 부분이 넓어 주의해야 합니다. 조작을 조금만 잘못하면 벽에 부딪히고, 스타트 속도에 가속이 줄어듭니다.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독일)






8~12번 커브, '마의 구간'

-메달 색을 결정하는 구간!


세계급의 선수들 모두가 올림픽의 메달색깔을 가르는 마의 구간은 9번 커브부터 12번커브라고 말합니다.


 9번 커브가 어렵고, 9번에서 12번 사이가 라인(동선)을 잡고 원활하게 내려오기 까다롭게 돼 있습니다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독일)


9번 코스에 거의 모든 게 달려습니다. 9번만 잘 미끄러져 나가면 됩니다
-마틴 두커스(라트비아)


1) 보통 다른 트랙은 S자 커브 뒤에 직선코스가 나오기 마련이지만, 올림픽슬라이딩센터는 8번커브를 지나면서 커브가 나옵니다. 그것이 9번입니다. 더구나 9번 커브는 벽이 거의 수직에 가까워서 선수들이 빠져 나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회전 각도가 10도 안팎이라 속도가 120km/h에서 100㎞/h 정도로 떨어지는 커브구간입니다.
2) 10번부터 12번 커브로 이어지는 길은, 언뜻보면 직선이지만, 트랙 가까이서 보면 좌우로 휘어있습니다. 이 구간에서 벽에 부딪히거나, 감속을 시도하면서 속도가 많이 느려지고, 회전이 크게 도는 12번 커브(헤어핀)부터 제대로 회전을 돌지 못하게 됩니다. 12번 커브에서 제대로 최적 속도와 경로를 잃으면, 14번 대회전구간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제대로 들어가기 힘들어집니다.  그만큼 최단경로를 잃고, 가속도 놓치게 됩니다.


루지 영상이지만, 9번커브에서 크래쉬가 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출처: EUROSPORT)


보통 9번커브에서 12번커브 사이에서는 크래시(crash)가 발생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크래시에 대한 글을 꼭 읽어보세요!


스켈레톤에서 크래시(crash)에 대해(클릭!)​


참고로 로포인트(low point) 직전에 있는 15번 커브도 중요합니다. 14번커브의 대회전구간에서 엄청난 속도와 중력가속도를 버티고, 15번 커브에서 실수를 하지 말아야 16번커브까지 무리없이 주행을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상위권 선수들은 15번 커브에서 실수를 안하지만, 중위권선수들은 15번 커브에서 많이 벽에 부딪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 전문적인 운영관리가 필요한 트랙


슬라이딩 종목은 빙질관리의 수준이 곧 경기장의 수준입니다. 냉동하여 만든 얼음 위의 트랙에서 썰매를 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빙질관리가 잘 되지 않으면, 속도 충분히 나오지 않고, 트랙에서 사고가 납니다.
매설된 암모니아 파이프로 전 구간 트랙에 순환시키면서 콘크리트벽을 영하 8도에서 10도로 유지하는데, 여기에 물을 분사하여 얼립니다. 이를 수백번 반복하여 원하는 두께의 얼음을 만듭니다. 루지는 약 2.5~3cm, 스켈레톤은 3~4cm, 봅슬레이 의 경우 약 5cm 정도의 두께로 얼음을 만들어야 합니다.



올림픽슬라이딩센터의 트랙을 관리하는 김태래매니저님입니다! (출처:인스파이어)


 적정 얼음 두께를 만들면, 아이스 메이커가 특수대패(스크리퍼)를 사용하여 원하는 각도로 얼음을 다듬습니다. 이를 프로파일링이라 하는데, 100퍼센트 수작업으로 해야하는 수고로움과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수시로 얼음 면을 손질해서 성에 등으로 빙질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정빙된 얼음판에 햇볕이 조금만 닿아도 기포가 생겨 트랙이 울퉁불퉁해지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 햇빛가림막(차양막, sunshade) 750개를 쳐서 햇볕을 막습니다. 강풍이 부는 경우에도 빙질관리가 어렵고, 이물질이 트랙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햇빛가림막을 치기도 합니다.


4. 선수의 기량과 안전을 최우선하는 경기장

슬라이딩센터에서 가장 주안점으로 두는 부분은 안정성입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 조지아 선수가 연습 도중 썰매 전복사고로 사망한 적이 있습니다. 때문에 국제연맹과 조직위원회 모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2010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사고로 사망한 조지아(그루지아) 선수



그래서 곡선주로에서 직선주로로 바뀌는 지점에 1차적으로 상부목재범퍼와 2차충돌방지는 측면부 목재범퍼, 3차충돌방지는 이탈방지벽(디플렉터) 등 3중 안전장치를 설치했습니다.


올림픽슬라이딩센터는 선수의 안전을 위해서 3중 안전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출처: 2018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한편 선수들의 훈련공간이 스타트하우스1 실내에 완비되어 있습니다. 선수의 동선을 최소, 최적화하였습니다. 윤성빈 선수의 스타트신기록(4.59초)는 선수의 기량뿐 아니라, 올림픽슬라이딩센터의 시설적인 측면도 기여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워밍업존에서 몸을 푸는 선수들

봅슬레이 종목의 일반적인 관전포인트를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꼭 참고해주세요!


봅슬레이, 관전포인트 핵심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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