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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id Kang May 29. 2021

호주흔적#17

사진으로 말해요 : 다시 호바트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을 애써 누르고
호스트가 요청한 방식에 따라 키를 반납한 후
다시 호바트 시티로 넘어가기 위해 부른 택시를 기다린다
5분만에 도착한 새 숙소에서 키를 받는다
새 숙소사진이 없다는 것은 담을 것이 없다는 뜻이다
상처받은 소울을 이태리 소울 푸드로 달랜다
딜(Dill)의 향미가 입 안에서 슈팅스타처럼 터지는 리소토와
에스프레소마저 완벽한 이곳을 우리는 종종 찾기로 한다
도저히 숙소에 들어갈 맛이 나지 않아 갤러리를 찾는다
태즈메니아의 역사를 담은 작품들과
태즈메니아 출신의 예술가들
유럽의 화양연화로 탄생된 산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지금는 사라지고 없는 태즈메니아 타이거
인간에 의해 멸종된 녀석에 대한 뼈아픈 반성이 있었다
인간이라서 너무나 미안하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책무를 느끼며
다시 시티를 배회하다 귀여운 풍경을 마주한다
그래피티와 동화가 공존하는 골목을 지나
저녁을 먹으러 왔다
베트남과 태국이 한 그릇에 공존하는 쌀국수를 먹고
오전에 찾았던 이태리 그 집을 반나절만에 다시 찾는다
그 후로 오랫동안 우리는 배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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