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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e ko Aug 03. 2024

팔월의 팔레트

팔월 오일장

팔월 오일장

팔색조 인생들이 팔딱거린다

팔팔 끓어 오른 신작로를 팔자걸음으로 걸어 온

팔도를 돌며 장사한다는 오일장 사내

팔자고 내놓은 팔랑개비 따위에

팔랑 귀 몇몇 팔짱 끼고 서성이는데

팔순쯤 돼 보이는 할망에겐 관심 밖

팔자가 어땠을까 궁금함을 안겨주는 금붙이

팔찌 드러낸 할망은 인생의 무게를 견디려는 듯

팔목을 걷어붙이며 힘겨워했고

팔각모를 쓴 젊은이는

팔팔한 걸음새로 팔꿈치를 높이 들었다. 필승!

팔팔함은 사라진지 오랜 할망에게 남은 건

팔불출마냥 자랑하는 손주 이야기에

팔자소관 인생 이야기 뿐

팔월 오일장은 부질없다


고향 떠난 사람에게도 들릴 정도로

누군가는 부르고, 누군가는 멈추고

누군가는 흥에 겹고, 누군가는 무덤덤하다


팔월 오일장은 별 볼 일 없다

팔색조 인생, 팔레트 같은 풍경 말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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