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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e ko Oct 22. 2024

멍에

농군의 사랑

바람이 들판에 누웠다

바람이 눕자 들판도 누웠다

들판이 눕자 농군도 누웠다

아버지를 따라 농군이 되기로 했던 날

농군은 낟가리 아래에 볏단 하나 뉘이고

패랭이로 얼굴 덮었다

언제 적 농자천하지대본이냐고

깃발마저 누워버린 지금

농군은

잘 말린 나락을 엎어치우고

아스팔트 위에 드러누웠다

그러나

내일은

바람이 들녘을 떠나고

참새마저 떨어진 낱알을 물고 떠나도

향기로운 바람과 흙이 마음에 닿아

농군은 손에 힘차게 침을 뱉고

소매를 걷을 것이다

아~

농군이 힘든 것은 땅이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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