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에서 흩날리는 모습은 마치 곤두박질치지 않으려 발악하는 듯 보였다
눈이 내린다
크고 작은 눈송이가
공중에서 정처 없이 흩날리는 모습은 마치
곤두박질치지 않으려 발악하는 듯 보였다
바닥에 가닿으면 이내 사라져 버릴 운명
지나가는 버스에 나풀
골목 사이로 부는 바람에 또 한 번 나풀
그렇게 한 곳을 거부하며 방황하던 중에도
눈송이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걸
제 아무리 거부해도
그보다 더 큰 힘을 이길 순 없었다
끝내 그곳에 닿은 눈송이는
빙그르르 몸부림을 치더니
낯선 온기에 투항하며 눈물짓고 말았다
'결국 그렇게 됐구나'
속절없는 허공을 올려다본다
이내 쏟아져내리는 자신을 맞이하며
그렇게 자신을 토닥이겠지
@YOGURTRA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