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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비적인 성공을 거둔 1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그리고 소설 원작은 2013년에 2편, 2018년 3편이 나왔기에 영화의 시퀄이 나오는 것도 어쩌면 시간문제였을지 모른다. 그 문제를 푸는 데 20년이나 걸릴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뿐.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애밀리 블런트를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이 영화를 관람할 가치는 있다. 1편에서도 훌륭했지만 이제는 한 영화에 모이는 것이 놀라운 일이 될 만큼 유명해진 배우들의 연기는 확실히 명불허전이다. 20년 전 개봉한 1편의 향수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다. 감독부터 각본가, 제작자까지 1편에서 고스란히 건너온 제작진은 그런 사실을 잘 안다는 듯 영화 곳곳에 이 영화가 1편이 있는 영화라는 사실을 상기시킬만한 요소들을 박아두었다. 1편의 틀을 부수지 않으면서 현시대에 맞는 메시지를 담아낸 전략적 결정도 준수했다. 과장을 조금 보탠다면 일이라는 걸 하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메시지가 영화의 결말에 잘 담겨있다.
1편을 너무 완벽하게 끝낸 영화들이 겪는 문제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도 피하지 못했다. 1편과의 연결성을 만들기 위해 너무 긴 시간이 전반부에 투입된다. 문제는 그렇게 투입된 시간이 의미 있게 작동하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개연성은 모호하고 관객들은 계속해서 그다지 납득되지 않는 상황을 흐린 눈으로 넘기도록 강요당한다. 전반부의 풀무질은 그렇다 치더라도 결과까지 도달하는 서사가 전반적으로 얼기설기 기워져 있다는 점은 많이 아쉽다. 1편의 쫀쫀하면서도 풍성한 서사에 비하면 2편의 서사는 말하고 싶은 메시지 하나를 정해두고 1편의 유산을 가져다가 결말까지 소비하며 휘뚜루마뚜루 달리는 기분이다.
결론적으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1편의 향수를 가진 관객들이 보기에 나쁘지 않은 킬링타임용 영화다. 하지만 한 편의 독립된 영화로서 높은 완성도를 가졌다고 말하긴 힘들다. 1편의 명성을 해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꼭 나왔어야 했냐고 묻는다면 아니라는 답이 더 타당한 시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