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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enity Sep 17. 2016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마지막 뒷모습.

#1. 모스트원티드맨(A Most Wanted Man, 2014)

영화<모스트원티드맨> 포스터
시놉시스

독일 최고의 스파이였으나 지금은 정보부 소속 비밀조직의 수장인 군터 바흐만(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정보원을 미끼 삼아 더 큰 목표물을 제거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그의 앞에 흥미로운 먹잇감, ‘이사’가 나타난다.
인터폴 지명수배자인 이사는 아버지의 유산을 찾기 위해 함부르크로 밀항한 무슬림 청년.
본능적으로 이사를 쫓기 시작한 군터는 이사를 돕고 있는 인권 변호사 애너벨 리히터(레이첼 맥아덤스)와 
유산을 관리하는 은행장 토마스 브루(윌렘 데포)의 존재를 알게 되고, 두 사람을 자신의 정보원으로 섭외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는 이사를 이용해 테러리스트들의 자금줄로서 각국 정보부의 용의선상에 오른 닥터 압둘라를 체포할 은밀한 작전을 설계하는데...  [출처: 다음 영화]



사실 영화 자체만으로 봤을 땐 박진감 넘치거나 긴장감 속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이 있지는 않다.

구성 자체로 루즈한 면이 있다 보니, 지루함이라 하면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소재나 스토리 전개가 기존의 추격 영화와는 달랐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들의 원석과 같은 연기를 보는 맛에 지루해하다가도 금방 영화에 다시 몰입할 수 있었다.


-

故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이 배우의 이름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물론 그가 한두 편의 영화를 찍은 게 아니기 때문에 여러 영화에서 봐왔지만, 당시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배우로서 확실히 뇌리에 남은 영화는 몇 년 전에 본 <다우트>였고, 

작심하고 그의 팬이 된 것은 2013년에 개봉했던 <마스터>와 <마지막 4중주> 때문이었다.



사실 <마스터>는 한 번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영화였다. 감정이 너무 엉켜있어서 이해하기도 받아들이기도 힘들었다. 대신 <마지막 4중주>는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기 때문에, 더욱 그의 연기가 돋보였다. 굳이 영화 속 그의 배역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연출이 구구절절 보여주지 않더라도, 그의 몸짓과 눈짓 하나로도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사람인지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속에서 설정 된 그의 캐릭터와는 다르게 보는 내내 그가 안타깝고 아프고 슬펐다. 


-

'순간'의 허무함이 아니라 '인생'의 공허함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될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해서, 또는 인생의 경험이 다양하더라도 그 공허함은 표현해 내기엔 대부분의 연기자에겐 역부족일 듯하다. 그만큼 그가 영화<모스트원티드맨>을 위해 보냈을 고뇌의 시간과 자신과의 싸움의 시간이 길고 깊었을 것이라 감히 예상해본다. 


인생을 걸고 매진했던 시간들이 텅 빈 깡통으로 돌아왔을 때.... 과연 그는 어떻게,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영화 마지막 씬에서의 그의 뒷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그의 눈빛, 손짓, 몸짓 하나하나가 '허무'를 말해주는 듯하다.


이 세상을 떠난 그의 마지막도 이렇게 허무하고 공허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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