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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enity Nov 01. 2021

과연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the record of vanity

가을이면 익어가는 벼처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저절로 현명한 어른이 되어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어쩐지 여전히 흔들리고, 갖고 있던 고집은 더 강한 아집이 되어가고, 약점은 더 부각되는 모양새다.


고여있는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책도 읽고 사색의 시간을 가지며 스스로 돌이켜 볼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피곤하다'는 같잖은 핑계로 남은 시간을 최대한 생각 없이, 그리고 노력 없이 보내고자 한다. 그러다 문득 이런 모습이 제 3자가 바라보듯 자각이 되는 때가 있는데, 이때 '현자타임'이 굉장히 강하게 온다.  


생각해보면 (야근하는 날을 제외하고) 퇴근 후, 저녁 먹고 씻고 방에 들어오면 늦어도 9시쯤이 된다. 11시에 취침을 한다고 하더라도 오롯이 2시간이라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머리로는 '이 시간을 알차게, 생산적으로 활용해야지!' 하지만, 이미 타성에 젖어버린 몸은 자연스럽게 침대로 향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렸을 때 꿈꿔왔던 진짜 어른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진실이 더 명확해지는 듯하다. 더욱이 점점 더 짙어지는 아집을 보고 있자니 자신의 잘못을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아는 진짜 어른들이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부단한 자기성찰과 부지런한 노력없이는 결코 성취할 수 없는 것임을 알고 있기에, 종종 TV나 일상에서 우리가 기대해왔던 진짜 어른을 만나게 되면 저절로 존경심을 갖고 더 놀라워하는 것은 아닐까. 진짜 어른은 누구나 될 수 있어도, 그 과정은 누구에게도 쉬울 것 같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를 경계하고 단속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함을 잊지 않기를 나 자신에게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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