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변명

딸과 사는 아빠, 이혼한 남자 이야기

by NoZam

여섯 살 어린 여자를 만나, 여섯 해 동안 연애를 하고, 여섯 해 동안 함께 살았다.

딸을 낳고, 알콩달콩...

여섯 해만에 이혼을 하고...

벌써 십 년...


아이 엄마와 헤어질 때 다섯 살이었던 딸아이는...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된다.


담배 좀 끊으라고 잔소리를 하고...

아빠 힘들지? 하며 종아리를 주무른다.

늦은 시간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성큼 성큼 걸어와서 "우~"하며 뽀뽀를 해준다.


가끔 딸아이가 묻는다.

아빠... 엄마랑 왜 헤어졌는데?

아빠... 엄마랑 어떻게 연애했어?

아빠... 엄마랑 많이 싸웠어?

아빠... 엄마랑...

아빠... 엄마랑...

아빠... 엄마랑...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많이 아름답고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다.


한 때는 돌아보기 싫었던 적도 있지만...

그래도 내 삶의 열두 해를 함께 한 그녀였고...

지금은 내 삶의 열다섯 해를 함께하는 딸을 선물해준 아내였고...

언제나 내 딸의 엄마인...

그 사람에게 참 미안하다.

화가 나기도 했고, 보고 싶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고, 아프기도 했다.

지금은...

미안하다. 참 많이 미안하다.


그리고...

잊지 않고 싶다.

원래 인간은 그런 존재 아닌가?

잊어야 할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해 애쓰는...

그래서 일기도 쓰고...

심지어 내 기억이 아닌 것 조차 잊지 않으려고 기록을 찾아 읽는...


나도...

잊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