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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버 Aug 06. 2022

미끄러져 가는 나의 20대

내 세월..

올해도 벌써 절반이나 지난 지금, 난 27살이다. 항상 이맘때쯤이면 가상의 선 위에 나를 얹어두고 뒤를 돌아보곤 한다. '언제 이만큼 왔지?'생각하면서.


21살, 브런치에 처음 글을 썼을 때 나이다. 6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빨랐다. 처음엔 영화 비평 동아리에서 못다 한 말들을 옮겨 담을 작정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가 의도하지 않은 일들이 많아졌고 그 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감정들이 버거워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지금 출근길 지하철이다. 엄마가 입버릇처럼 말하던 '먹고사는 일'에 깜박 속아 자주 놓쳐버리는 시간 속에 27살의 내가 있었다는 걸 기록하려고 글을 쓴다.


아직 29살의 12월 31일은 아니지만, 내가 지나온 20대를 짧게 정리하자면.


속 깊은 얘기를  상대는 없지만 하고 싶은 말은 많아 글을 쓰던 21살을 거쳐 날뛰던 감정을 동여매기 위해 쓰던 24, 그리고 지금은 계절이 바뀌어 옷을 정리하듯이 감정을 환기하기 위해 쓰는 27살이다.


그동안 감정은 꽤나 단순해졌다. 그냥 순수하게 웃고 싶어서 회사 사람들이랑 청평으로 MT 가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단 한 번도 화낸 적이 없던 내가 남자 친구에게 화를 내고 속절없이 엉엉 울기도 하고. 친했던 친구들에게 관계를 유지하는 데 정성을 들이고 싶지 않았단 말까지 내뱉었다. 그렇게 최대한 내 감정에 충실하기로 했다.


이 글은 사실 6월쯤 서랍에 뒀다가 8월이나 돼서 다시 꺼내 덧붙여 올리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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