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깍이 대학 신입생의 영국 유학기
엘레베이터가 없는 3층 건물이다보니 내려갈 땐 신나지만 올라갈 때는 욕이 나오는 반전 매력이 있는 Seething Wells 기숙사의 나의 방은 L block(건물 번호)에 있었다.
3층 계단을 구비구비 올라가면 나오는 플랫의 문을 공동 키로 열면 작은 복도가 나온다.
(Flat : 각자의 방이 있고 나머지는 같이 쓰는 영국의 일반적인 숙소의 형태. 화장실은 개별인 경우도 있다)
그리고 그 방 중 하나가 나의 방!
의자 밑에 신문지는
여름이라 신발 신고 있긴 덥고 슬리퍼는 없으니 매트 대신, 과제에 쓰느라 샀던 신문지를 깔았는데..
들러붙고 찢어지고 더러워져서 안 하느니만 못했다.
전형적인, 했을 때는 내가 천재인줄 알았지만 지나고보니 내가 바보였구나 하는 그런 것.
Seething Wells 기숙사의 대부분의 방이 그렇듯, 나의 방도 en-suit 타입으로,
방 안에 개별 샤워실 겸 화장실이 있었다.
비행기에 있는 화장실과 같은 사이즈에 세면기와 양변기가 있고,
양변기 정도 크기의 공간에 샤워 부스가 있었다.
Flat 형태의 기숙사는 사이즈가 평균인지, 차 후에 좀 더 큰 신식 사설 기숙사로 갔을 때도 같은 사이즈였다.
저렇게 작은 사이즈로 다 변경되는 추세 였나보다. (2024년 현재도 사이즈가 작은 듯)
너무 작아서 불편할 것 같아도, 내 덩치에도 샤워하면서 신나게 춤을 출 만큼 의외로 쓰다보면 여유로운 공간이었다.
방에는 일반적으로 싱글 침대와 책상, 작은 옷장 하나가 들어가 있고,
비싼 기숙사 일수록 여유 공간이 조금 더 많아지거나 수납 공간이 더 있는 차이가 있었다.
혹은 같은 가격이라도 위치에 따라 더 크거나 작았다. (뽑기 운 중요!)
커뮤니케이션룸 겸 주방 겸 식당에는 커피 포트, 전자레인지, 오븐이 있었고 조리 도구는 없었다.
가끔 선배들이 두고 가면 그냥 있는 플랫도 있는 모양.
냉장고는 보통 크기의 것이었는데, 만약 제대로 모든 방에 학생들이 있었다면 6명이서 나눠 써야할 냉장고였겠지만 내 플랫에는 나 혼자였기 때문에 혼자 차지 할 수 있었다.
저때는 참 편하게 썼는데 나중에 옮긴 기숙사에서는 7명이서 같이 쓰다보니 ...
공간도 없고 음식도 없(어지)고.. 쉽지 않았다.
Seething wells 기숙사의 세탁실 겸 커뮤니케이션 룸은 사무실 옆에 있었다.
각종 정보지와 공지사항이 있는 곳이었고, 공용 컴퓨터나 인쇄기가 있어서 학생들이 사용 할 수 있었다.
생생한 전달을 위해 당시 녹음했던 학생들의 소음을 첨부하며 오늘의 기숙사 투어를 마치겠습니다. :-)
바베큐 시설이 있어서 매일 방과 후 부터 새벽까지 파티가 벌어지는 Seeting wells 의 일상이었습니다 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