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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재형 Apr 23. 2021

엄마의 외침



며칠전 전화 너머로 엄마가 외쳤다. 새로운 사람 좀 만나고 싶다야! 근데 낄 데가 없다! ㅎㅎㅎ... 그보다 더 왕성할 수 없을 정도로 활동력을 자랑하던 엄마도 60대 중반이 되니 모든 문화 관계망에서 사회적 배제를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나는 엄마라면 그런 장벽 정도는 손쉽게 뚫어낼 거라 생각했었다) 게다가 젊은 시절, 아빠보다 더 일찍 면허를 따서 가족을 태우고 도시를 달리던 엄마에게 중년 이후 찾아온 장애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이동권을 부르짖을만큼 치명적 손상의 상태는 벗어났지만 '정상적인' 보행과 운전 등 당연했던 일상을 누릴 수 없게 된 것이다. 도시는 속도에 민감하고 비장애인은 이 사실을 모른다. 명확한 선고를 받지 않고도 장애인은 도시 디자인에 의해 점점 사회에서 사라질 수 있다. 연령, 장애, 그리고 코로나.. 이 모든 것이 합쳐져 사회적 사교 활동의 가능성이 흐릿해지는 지점에 표류하고 있다는 것을 엄마의 직접  신호에 나는 겨우 알아차렸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새로운 친구와 새로운 대화를 갈망하기 마련인데.. 온갖 문화센터 비슷한 사이트를 뒤져(...) 겨우 하나를 발견(60대가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은 왜이렇게 없는지!)해서 엄마도 줌의 세계에 입문시켰다. 플랫폼만 주어진다면 이후에 펼쳐질 엄마의 활약은 정말 걱정이 없다...ㅎㅎ엄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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