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밀어내는 힘에 대하여 - 작용 반작용의 법칙

by 조우성 변호사


<2> 나를 밀어내는 힘에 대하여 - 작용 반작용의 법칙


내 안이 아니라 경계선 위에서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이 질문의 답이 자신의 깊은 내면에 숨겨져 있다고 믿으며 자기계발서나 명상 속으로 파고들곤 한다. 하지만 만약 그 답이 내 안이 아니라, 나와 세상이 맞닿은 경계선 위에 새겨지고 있다면 어떨까. 당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당신을 밀어내는 힘 그 자체에 있다면 말이다.


완벽한 동시성의 법칙


우주의 모든 움직임을 단 세 개의 문장으로 요약한 아이작 뉴턴. 그의 제3법칙, 작용-반작용의 법칙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물체 A가 물체 B에 힘을 가하면, 물체 B는 물체 A에게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힘을 동시에 가한다. 로켓이 내뿜는 가스는 아래를 향해 작용하고, 그 반작용으로 로켓은 위로 솟구친다. 우리가 땅을 딛고 서 있을 수 있는 이유도 지구가 우리를 당기는 만큼, 우리의 발이 지구를 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가 흔히 놓치는 놀라운 진실이 두 가지 있다. 첫째, 작용과 반작용은 원인과 결과가 아니라 완벽한 동시에 일어난다. 내가 벽을 민 후에 벽이 나를 미는 것이 아니다. 내가 미는 바로 그 찰나, 벽도 나를 민다. 이는 인과관계가 아닌 상호작용의 본질이다. 둘째, 두 힘은 서로 다른 대상에 작용한다. 나의 힘은 벽에, 벽의 힘은 나에게 가해진다. 이 두 힘은 결코 서로를 상쇄하며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이 분리된 상호작용이야말로 우주가 현재의 형태로 존재하게 하는 근본적인 문법이다.


저항이 만드는 윤곽


이제 이 우주의 문법으로 우리 삶의 가장 내밀한 영역인 정체성을 다시 읽어보자. 우리는 평생에 걸쳐 '나'라는 존재를 세상에 증명하려 애쓴다. 나의 신념을 주장하고, 나의 재능을 펼치고, 나의 사랑을 표현한다. 이 모든 행위는 세상을 향해 나 자신을 밀어내는 작용이다. 나는 나의 존재로 세상에 파문을 일으키고, 나만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힘이다.


바로 그 순간, 세상은 나에게 일정한 힘으로 반작용한다. 사회의 통념은 나의 새로운 주장에 저항하고, 조직의 관성은 나의 변화 시도를 밀어내며, 타인의 무관심은 나의 뜨거운 사랑을 식게 만든다. 우리는 이 반작용의 힘 앞에서 좌절하고 분노한다.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나를 억압한다고 느낀다. 이 반작용을 나의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규정한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뉴턴의 지혜를 빌려와야 한다. 만약 반작용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기댈 단단한 벽이 없다면 나의 미는 힘은 아무 의미도 갖지 못한다. 허공에 삽질하는 것처럼 공허할 뿐이다. 나를 밀어내는 세상의 저항, 나의 주장을 되받아치는 타인의 반론, 나의 의지를 시험하는 현실의 무게라는 반작용이야말로, 역설적으로 나의 작용에 실체와 의미를 부여하는 결정적 요소다. 나를 밀어내는 바로 그 힘이, 나의 윤곽을 선명하게 조각하고 나의 존재를 세상에 각인시킨다.


화가가 캔버스에 붓을 누르는 힘은, 캔버스가 붓을 밀어내는 저항이 있기에 비로소 물감을 묻히고 형상을 만들어낸다. 당신의 정체성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세상과 맺는 모든 건설적인 관계와 갈등은 당신이라는 존재를 더 선명하게 빚어내는 상호작용의 장이다.


분별의 지혜


물론, 모든 반작용이 이로운 것은 아니다. 우리를 단련시키는 건강한 저항이 있는 반면, 존재를 갉아먹는 폭력적인 억압도 분명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그 힘의 성격을 분별하고, 나를 세우는 저항에는 기꺼이 기대되 파괴적인 힘으로부터는 자신을 지켜낼 경계선을 설정하는 지혜다. 나를 밀어내는 힘은 파괴해야 할 적이 아니라, 나를 정의하는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세상을 향해 어떻게 더 강하게 작용할 것인지만을 고민해왔다. 나의 영향력을 어떻게 넓힐지, 어떻게 더 큰 성공을 거둘지에만 몰두했다. 그러나 진정한 성장은 어쩌면 그 반대편에서 시작되는 것인지 모른다. 나에게 가해지는 반작용의 힘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는 데서 말이다. 그것은 맹목적인 포기나 순응이 아니다. 나를 형성하는 우주의 법칙을 분별력 있게 받아들이는 지혜다.


지금 당신을 가장 강하게 밀어내고 있는 힘은 무엇인가. 그 힘은 당신을 단단하게 만들고 있는가, 혹은 부서뜨리고 있는가. 당신은 그 힘에 맞서 어떤 '나'로 존재하며, 어떤 경계선을 그리고 있는가.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말하는 것은 단순하다. 모든 힘은 쌍으로 존재하며, 우리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나를 밀어내는 힘이 있기에, 나는 비로소 존재한다. 그 치열한 상호작용의 선 위에 당신의 진짜 모습이 새겨지고 있다.


반작용.jpg


이전 01화정지한 삶이라는 착각 - 관성의 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