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장열 Nov 23. 2015

순수한 신뢰의 기록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_이오덕 권정생

신뢰는 무겁다. 깨지면 다시는 보지 않을 사이로 만들 만큼, 신뢰는 조심스러울 정도로 무거운 단어이다. 이러한 ‘신뢰’의 범주 안에서 ‘순수’는어수룩한 단어다. 자신이 지닌 신뢰가 깨어지지는 않을지 혹은 상대방의 신뢰가 변색되지는 않는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때, ‘순수’는 너무나도 가벼운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에서의 이오덕, 권정생 선생님은 30년 간의 편지를 주고 받으며 ‘순수한 신뢰’를 나누고 있었다.


이오덕, 권정생 선생님은 ‘아동문학’으로 만나 온전히 사람과 사람으로서의 만남을 타계 전까지 이어나갔다. 편지마다 보이는 작품에 대한 솔직한 생각들과 걱정들 그리고 자신의 심경과 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은 이들의 인간적이며 순수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들이 나눈 무수한 편지들은 연민이나 의무가 아닌 그야말로 ‘순수한 인연’이었다.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는 단순한 편지글을 담은 책이 아니다. 사람으로서, 인생의 동업자로서 같은 곳으로 나아가는 두 사람의 ‘순수한 신뢰’를 보여주고자 하는 기록물인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나눈 ‘순수한 기록물’을 통해 ‘어린이를 사랑하여 아이처럼 살았던’ 이오덕, 권정생 선생님의 삶의 궤적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길에서 서편제를 만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