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장열 Sep 11. 2015

악에 의해 악이 평범해질 연대기

영화_악의 연대기 / 책_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

독일 나치당 패망 후 아돌프 아이히만은 이스라엘의 재판정에 올랐다. 죄목은 전범이었고, 홀로코스트를 잔혹하리만큼 성실하게 수행한 그의 행위가 문제였다. 하지만 아이히만은 당당했다. 전략적인 뻔뻔함이라고 하기엔 그의 당당함은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이러한 아이히만의 모습을 보며 한나 아렌트는 <뉴요커>에 아이히만 공판 보고서를 냈고 그의 행위에 대해 '악의 평범성'이라는 정의를 내린다. 


'악의 평범성', 자신의 악행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의식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즉, 아이히만은 '상부에서 시킨 일을 성실하게 수행한 것일 뿐'이라는 의식 속에서 자신의 윤리적 문제를 사고하지 않은 것이다. 


'악에 의해 악이 평범해질 수밖에 없었던 연대기'

이러한 '악의 평범성'은 아이히만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 도처에 '악의 평범성'은 보편화되었고 어느 순간 어떤 행위로, 작게 또는 크게 자행되고 있다. 그리고 '악의 연대기'는 '악의 평범성'을, 그로 인해 자행되는 '악에 의해 악이 평범해질 수밖에 없었던 연대기'를 이야기한다. 묵도하고 묵인하며 자연스레 보편화시킴이 이 영화의 초점인 것이다.


'악이 쓰는 연대기'에 함께 분노하며 몰입한다면 이 영화 목적의 상당부분은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손현주의 농도 짙은 연기에 몰입하면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영화이다. 


영화_악의 연대기 중 / 출처 : 네이버 영화


매거진의 이전글 편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