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못할
23살 쯤, 글쓰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글을 실컷 쓰게 되니까. 아니 정확하게는 뽑아내다 보니까. 정작 내가 쓰고 싶은 글은 무엇이었는지, 내가 잘 쓰던 글은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작은 기록이나마 해둘 것을 괜한 게으름 때문에 잃어버린 시간이 얼마나 되는 걸까. 거창한 모든 것들과의 이별을 고하려 한다. 나이가 들수록 거창한 것들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그렇게 있게 됐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는 말을 좋아한다. 말 못할 사정들 하나 둘 쯤은 누구나 마음에 안고 살아간다. 그 사람이 어떤 외형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던지 간에. 글을 쓴다는 직업을 갖고 싶다 생각했다.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있나? 그간 마음 놓고 쓸 기회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미뤄왔던 건 아닌가.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 글을 쓰지 못했던 사정이 있었다. 그럴수있지...
그럴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