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품격을 높이는 ‘말하기의 비밀’
대화의 방향을 트는 ‘말하기의 비밀’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저 통(通) 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수려한 말솜씨’도 그 비밀의 전부는 아니다. 말투, 대화에 임하는 태도, 상대의 마음을 눈치채는 능력,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대화의 품격을 올리는 ‘말하기의 비밀’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세 권의 책을 만나보자.
<말의 품격>
독자들의 입소문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 이번엔 그가 말과 품격에 대한 인문 에세이 <말의 품격>(황소북스/2017년)으로 돌아왔다. <말의 품격>은 ‘말하기의 태도’가 사람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내밀하게 파고든다. 이기주 작가는 말하기의 태도를 ‘존중’, ‘경청’, ’공감’, ‘시선’, ‘침묵’, ‘언행’, ‘표현’, ‘질문’, ‘지적’ 등으로 정의하고, 다양한 일화를 통해 ‘말하기의 태도’가 사람과 상황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소개한다.
“상대를 먼저 공격하지 않고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의 말은 물水을 닮았다. 천천히 흐르면서 메마른 대화에 습기를 공급하고 뜨거운 감정을 식혀준다. 언행과 행실에 수기水氣가 깃들었다고 할까. 그런 언어는 내 귀로 쉽게 흘러들어오고, 그런 행동은 내 망막에 또렷하게 새겨진다.”
<말의 품격> 111쪽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인상이 좋았던 사람? 대화가 잘 통했던 사람?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위즈덤하우스/2017년)는 그것이 ‘말투’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상대에 대한 인상,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법, 누구를 만나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방법 역시 ‘말투’에 있다고 말이다. 책은 줄곧 ‘사람은 말투로 기억된다’는 대주제를 뒷받침하여 좋은 말투의 법칙, 말의 습관, 버려야 할 말투, 나를 표현하는 법 등의 세부적인 근거와 방법들을 소개한다. 이 과정에서 그것들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심리학적으로 접근하여 설명하는 부가 페이지들은 신뢰를 더한다.
“거절의 말 한마디도 예의를 갖춰 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말투로 바꾸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가격에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기술 수준만큼은 최고였습니다. 다음 기회에 꼭 한번 같이 일을 해보고 싶어요.’ 진짜든 거짓이든 관계없이 당신은 앞으로도 대화를 계속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일로 맺어진 인간관계를 함부로 훼손하지 않는 미래지향적인 말투이기도 하다. 당신은 어떤 말투를 선택할 것인가.”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171쪽
<나는 네가 듣고 싶은 말을 하기로 했다>
자해를 되풀이하던 여성이 안정을 되찾고, 10년이 넘도록 집 밖에 나가지 않던 젊은이가 사회 생활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모두 대화로 이뤄낸 변화다. <나는 네가 듣고 싶은 말을 하기로 했다>(카시오페아/2017년)는 일본의 정신과 전문의가 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법’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말을 곧 ‘도구’로 여겨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는 지에 따라 상황과 한 사람의 인생까지도 좌우하는 지를 소개한다. 7장으로 구성된 책은 임상심리학의 대가들이 사용했던 대화법을 이론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한다. 그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통한 이해를 높이고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대화법을 소개한다.
“변화를 도출하는 또 다른 원리는 인간이 변하기 시작할 때는 먼저 언어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즉, 어떤 사람의 행동이 달라지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언어가 달라져야 한다. 이는 개선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실제로 변화를 경험하는 사람은 변화 지향 대화가 늘고 흔들림 없이 견고한 상태다. 거꾸로 말하면, 변화 지향 대화가 별로 없거나 모호한 사람, 변화에 저항과 불안이 강한 사람은 앞으로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
<나는 네가 듣고 싶은 말을 하기로 했다> 132쪽
글 : 임인영(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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