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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영 Mar 22. 2018

플로리다 동물원 Brevard Zoo

동물들의 도시에서 첫 동물원

써니(sunny)라는 별명을 가진 주, 플로리다. 

내가 사는 곳은 우리나라 아파트와 가장 흡사한 정말 평범한 콘도인데,  단지 내 여러 채의 건물이 꽤 큰 호수를 둘러싸고 있다. 플로리다 도착 다음날, 아이 손을 잡고 산책로를 한 바퀴 돌았다. 불과 십 여 분이 안 되는 짧은 순간에 우리는 오리 대여섯 마리와 이름 모를 수많은 곤충들, 그리고 호수 위 악어의 흔적을 목격했다.

아, 이 곳은 과연 동물들의 천국이다. 


아직 유치원에 다니지 않아, 하루 종일 심심해하는 아이를 보며 신랑에게 동물원에 가자고 졸랐다.

구글에 검색해보니 동물원마저 여러 군데.  신랑이 말했다.


여긴 울타리만 대충 세워두면 어디든 동물원 아닐까?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한 곳을 골랐다. <브레바드 동물원> 플로리다 멜번에 위치해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예약을 하면, 줄을 서지 않아도 입장이 가능하다. 우리는 다른 액티비티가 포함된 표를 끊고 싶었기에 15분 정도 기다리기로 했다. 우리 주소를 묻더니, 연간회원권을 권해줬다. 회원권은 사실 2번 이상만 와도 이득 인 셈. 하지만 플로리다에는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은걸. 카약을 타고 기린 먹이, 새 모이를 줄 수 있는 어드벤처 패키지를 구입했다. 어른 기준 29.95달러(텍스 불포함). 입장만 한다면, 19.95달러. 카약뿐만 아니라, 패들보트나 코뿔소 목욕시키기 등 다양한 체험이 있다.   



종이로 된 지도가 없기에 입구에 서있는 지도를 사진 찍어 다니길 추천한다. 길만 쭉 따라 걸으면 한 바퀴 다 돌아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어 길 찾기가 힘들지 않다. 



기린 먹이부터 주기로 했다. 입장권과 개별로 구입하면 2달러. 상추 한 잎 달랑 준다. 성큼성큼 다가와 긴 혀로 날름 가져가 버리니, 상추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세상 아쉬운 표정을 짓는 아이에게 자상한 할머니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상추를 반으로 잘라서 주면, 두 번이나 먹는 걸 볼 수 있단다.




다음은 우리 부부가 제일 기다렸던 카약 시간. 30분쯤 카약을 타면서 동물원 한 바퀴를 둘러볼 수 있다. 생각보다 가까이서 동물을 볼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동물들의 영역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 기분이었다. 카약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부부는 노를 제대로 젓는 일에 정신이 팔려 감상할 여유가 부족하기도 했다. 아무리 앞에서 열심히 저어도 카약이 나가지 않아 뒤돌아봤더니, 신랑이 동영상 촬영에 정신이 팔려있었던 것. 나중에 보니 멋있긴 하더이다만. 

 


이번 동물원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새 모이주기! 그만큼 좋았냐고? 아니라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겠지만, 평생 잊을 수는 없겠지. 바로 나에게 똥을 선사했으므로. 아이 사진을 찍어주다가 새똥 맞는 기분이란. 머리카락이나 카메라가 아니라, 옷과 가방에 맞았다는 걸 다행이라 생각해본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우리집에서 별명이 새똥이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동물원에는 조그맣게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수영장과 놀이터도 마련되어 있다. 수영복을 챙겨 오지 않아 아이가 많이 아쉬워했던 순간이었다. 우리 부부는 여기서 피자 한 판 먹으려고 했는데, 주문이 마감되어 아쉬웠고. 동물원은 다섯 시까지 운영하지만, 카페테리아 음식 주문은 네시 이전에 모두 끝난다. 


동물원보다는 크고 테마파크보다는 작다고 생각했던 브레바드 동물원. 동물을 좋아하는 어린아이가 있다면, 무리하지 않고 하루 잘 놀다 오기 그만인 곳이다. 동물들의 천국인 플로리다에는 동물원도 그만큼 많다는데, 하나씩 다 가보려면 1년이 참 짧을 것 같아 벌써 아쉽다.  

 


<Brevard Zoo(브레바드 동물원)>

운영시간 :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주소 : 8225 N Wickham Rd, Melbourne, FL 32940

홈페이지 : https://brevardzoo.org/?to=admission-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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