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느지막히 일어나 원두를 갈때 나는 향내에 취해 커피를 내리고 토스트를 구워 놓고선 가족을 깨우는 고요한 아침은 개뿔.
추워서 온도올리고 잤더니 너무 건조해 켁켁대며 머리엔 까치집 짓고 일어나 커튼을 쳤더니 제주 동쪽이라 그런지 햇살이 너무 좋은거야.
얼른 각시 흔들어 깨우며 "언능 인나봐, 저기에 커피를 마셔야 여행각이지". 너나 여행 많이 하라는 지엄하신 어명을 남기고 이불 속에 쏙들어가신 마님을 뒤로한채 눈비비고 있는 딸래미한테 가서 "아빠가 구슬아이스크림 사놨는데 우리 문앞에 의자가서 햇님보며 먹을까?".
역시 우리 따님, 뒤에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구슬아이스크림이란 단어에 눈을 크게 뜨고 "응, 빨리가자". 비용아끼려 묵었던 옛날느낌의 펜션이라그런지 정이 넘치는 이곳, 사장님 아침식사하시는 부엌에 들어가 " 저 맥심 노란거 하나 주시면 그 아침 훨씬 맛있으실텐데^^". "있지 있지, 덕분에 아침 맛있게 먹겠네" 하시며 주신 맥심 한잔 그리고 얘한텐 세상 제일 맛있는 구슬아이스크림 하나. 각자 손에 하나씩 들고 동트는 걸 싹 보는데 와.. 이거 기분이 너무 좋은거지. 평화롭지 아름답지 해돋이1열이지 옆에 딸래미있지 커피 달달하지 날씨좋지 다 좋은거야.
'아 이거 누가 찍어주면 딱 인스타 각인데' 하고 있는데 딱 마침 식사 마치고 담배한대 피우러 나오신 사장님 "둘이 너무 이쁜데 사진기좀 줘봐요". 너무 신기해 "사장님 혹시 마음을 읽으세요?" 하며 폰을 건내드렸더니 "내가 펜션 몇년인데! 담에 봐봐 여기 동네사람들도 다 여기와서 찍지. 그러라고 내가 풀도 다 쳐놨는데".
그렇게 기분 좋은 아침을 보내다 괜히 행복감이 벅차게 올라와 "떠홍, 우리 짠 할까?" . 감성폭발 아빠의 갑작스런 건배제안에 세상 해맑게 웃으며 "짠~~" 해주는 딸래미. 세상 행복 모 있겠어, 잔고는 비어가도 시간이 이리 가득차는데.